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삼성 이건희 별세] 허창수 전경련 회장 “당신은 영원한 일등”


입력 2020.10.25 14:56 수정 2020.10.25 14:57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큰 뜻 소중히 이어받아 일등의 길 걷겠다”

고 이건희 삼성그룹 전 회장. ⓒ뉴시스 고 이건희 삼성그룹 전 회장. ⓒ뉴시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25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별세 소식에 “반도체 산업을 이 땅에 뿌리내리고, 대한민국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 사업보국을 실천한 기업인이셨다”고 애도의 뜻을 전했다.


허 회장은 이날 추도사에서 “병상에서 일어나시어 건강한 모습으로 뵙기만을 기다렸는데 이렇게 황망히 떠나시니 슬픔과 충격을 주체할 길이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허 회장은 “우리나라에서 전자제품을 가장 많이 구입하고 분해하셨을 정도로 무수한 전자기기를 다루시어 일찍이 반도체의 중요성을 깨달으셨다”며 “자원이 부족한 한국이 살 길은 바로 부가가치가 높은 반도체 산업이라는 확신을 얻고 사업을 결심하셨다”고 회고했다.


이어 “하지만 불확실성이 크고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사업이기에 그룹차원의 추진이 어렵게 되자, 직접 사재를 털어 작은 반도체회사를 인수해 사업을 추진했다”며 “우리 민족은 젓가락 문화라 손재주가 좋고 주거생활에서 청결을 중요시하기에 반도체 산업에 적합하다며 가능성과 당위성을 설파했다”고 덧붙였다.


허 회장은 이 회장을 두고 선택의 갈림길에서 결단력과 리더십을 발휘한 승부사로 기억했다.


그는 “1987년 4메가 D램 개발방식에서 회로를 위로 쌓는 스택으로 할 것인가 밑으로 파는 트렌치로 할 것인가 아무도 결론을 내리지 못하자 스택으로 하라고 지시했다”며 “이후 트렌치 방식을 선택한 경쟁사들이 대량생산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수율 하락을 경험했고 이는 후발주자였던 삼성이 도약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또 이 회장이 개혁가이자 완벽주의자였다고 평가했다.


허 회장은 1993년 ‘신경영 선언’을 언급하며 “미래를 향한 뚝심 있는 전진은 연구개발, 인재 발굴에 대한 막대한 투자로 고스란히 이어졌다”며 “기술도 자원도 없는 한반도에 4차산업 혁명을 선도하는 세계 1위의 반도체, 휴대폰, 디스플레이, 2차전지 같은 첨단산업을 일군 밑거름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불량품이 있으면 생산설비 가동을 전면중단하는 등 품질관리에 집중하라고 지시했다”며 “품질은 직원들의 인격이자 고객존중의 표현이며 세계 일류기업으로 가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품질로 인한 손해는 본인이 감수하겠으니 최우선 순위로 하라며 강한 책임감과 방향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이 회장이 적극적인 글로벌 행보로 한국의 국격을 높이는데 상당한 기여를 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20년을 넘게 활동하시며 한국을 전 세계에 알리고 국격을 높이는데 힘을 보태셨다”며 “특히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하여 10차례에 걸쳐 170일 동안 지구 5바퀴가 넘는 21만km를 이동했다”고 말했다.


이어 “2011년 평창동계올림픽 개최가 발표되는 순간, 회장님께서는 눈물을 보이셨다. ‘국가를 위해 일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민간외교관으로서 헌신하신 회장님의 따뜻한 진심이 느껴졌다”고 회고했다.


허 회장은 “오늘날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경제전쟁의 시대’로, 패자에게 도움의 손길도 보호해줄 이념도 사라졌다는 회장님의 말씀을 기억한다”며 “이제는 영원한 적과 동지도 없으며 나날이 강화되는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주의는 우리 수출경제가 나아가야 할 길을 헤매게 합니다. 위기경영의 선구자이셨던 회장님의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지는 때”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허 회장은 “회장님께서 걸으셨던 길은 불굴의 개척정신으로 초일류기업을 넘어 초일류국가를 향한 쉼없는 여정이었다”며 “인간의 삶은 유한하지만 기업은 각고의 노력으로 변신을 통해 얼마든지 새 생명을 얻고 영속할 수 있다는 말씀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건엄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