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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선 당일 '승리' 선언 가능성…불복 암시?


입력 2020.11.02 14:27 수정 2020.11.02 16:59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트럼프 "대선 당일에 결과 알아야"

대선 당일 집계서 '선벨트' 싹쓸이하고

'러스트 벨트' 1곳 이기면 승리 선언할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각) 조지아주 로마의 리차드 B. 러셀 공항에서 열린 유세 현장에서 연설 한 후 손을 흔들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당일 결과를 바탕으로 승리를 선언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미 정치매체 악시오스는 1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당일인 오는 3일 저녁 집계에서 자신이 선두에 올라설 경우 승리를 선언하겠다는 의사를 캠프 내 주요 인사들에게 밝혔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일 밤 연단으로 걸어 나와 승리를 선언하는 시나리오를 측근들과 "지난 몇 주간 은밀히 이야기해 왔다"고 전했다.


개표에 상당 시일이 걸리는 우편투표와 별개로 현장투표 중심의 '중간 결과'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나타날 경우 '일방적 승리'를 선언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는 우편투표 영향으로 중간 결과가 뒤집힐 경우 불복할 수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되는 대목이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측은 "선거일 이후 계산된 우편투표가 선거 사기의 증거이자 허위라고 주장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이오와주(州) 현장 유세에서 우편 투표를 '허위'라고 꼬집으며 "우리는 11월3일에 선거 결과를 알아야만 한다. 그간 우리는 계속 그래왔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그는 악시오스 보도와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는 "그건 잘못된 보도"라며 선을 그었다.


트럼프 '승리 선언' 위해선
'접전' 8개주 우위 점해야할 듯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은 승리 선언 전제로 남부 '선벨트' 경합주인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는 물론, 오차범위 내 접전 지역인 △오하이오 △텍사스 △아이오와 △조지아에서의 우위를 염두에 두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앞선 7개주를 모두 가져가도 북부 '러스트 벨트' 중 한 곳에서 승리해야 당선 매직넘버인 선거인단 270명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러스트 벨트는 △펜실베니아 △위스콘신 △미시간 등 3개주를 일컬으며 이중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지역은 펜실베니아다.


미 정치분석 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가 이날 복수의 여론조사를 종합해 도출한 결과상으로도 펜실베니아의 지지율 격차(4.3%p)는 위신콘신(6.6%p)·미시간(6.1%p)보다 작다.


필라델피아 시청 앞에서 사전투표를 하기 위해 유권자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모습(자료사진). ⓒAP/뉴시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당일 펜실베니아에서 우위를 보인다 해도 격차가 크지 않다면 우편투표 영향으로 승부가 뒤바뀔 가능성이 있다.


펜실베니아는 대선 사흘 후, 즉 오는 6일까지 도착하는 우편투표 분을 최종결과에 반영하기로 했다. 현장투표 중심의 중간집계 결과가 우편투표 영향으로 뒤집힐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우편투표를, 공화당 지지자들은 현장투표를 상대적으로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가능성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당일 우세를 근거로 승리를 선언한다면, 펜실베니아의 우편투표 효력과 관련한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제이슨 밀러 트럼프 캠프 고문은 이날 미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일부 주에서 대선일 이후 도착한 우편투표를 인정하는 데 대해 불쾌감을 표하며 "그들이 어떤 종류의 터무니없는 일을 저지르더라도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 재선에 충분한 선거인단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1일 펜실베니아 유세에서 "펜실베니아가 매우 크기 때문에 그날(대선 당일) 결정 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혼란이 벌어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로선 바이든이 조금 더 유리"
바이든 "대선 훔치지 못할 것"


미 대선이 전례없는 불확실성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바이든 후보가 대선 당일 플로리다·펜실베니아 등 핵심 경합주에서 우위를 점할 경우 생각보다 싱겁게 결과가 매듭지어질 가능성도 있다.


바이든 후보는 플로리다에서 패하더라도 펜실베니아를 포함한 러스트 벨트 3개주에서 승리하면 백악관 입성이 가능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은 이날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경합주 중 남부 선벨트에 속한 "애리조나·플로리다·노스캐롤라이나는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의 격차가 매우 적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승리했던 위스콘신·미시건·펜실베니아 등(러스트 벨트)은 현재 바이든 후보가 넉넉한 격차로 앞서가고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바이든 후보가 조금 더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바이든 후보는 이날 악시오스 보도 관련 질문에 "내 대답은 대통령이 이번 대선을 훔치게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승리를 선언하거나 선거 불복에 나설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힌 셈이다.


앞서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캠프는 법무부 전직 고위 관료 등 수백 명의 변호사 등으로 팀을 꾸려 법률 분쟁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가 1일(현지시각) 필라델피아주 프랭클린 델라노 루즈벨트 공원에서 유세를 펼치고 있다. ⓒAP/뉴시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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