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플레이오프 1차전, 일부 관중 특정선수 이름 연호
안전과 직관 지키려는 대다수 팬들 불안 불쾌
7년 만에 성사된 ‘가을의 충돌’은 추운 날씨 속에도 1만여 팬들을 야구장으로 불러들였다.
2013년 10월 플레이오프 이후 7년 만에 성사된 ‘잠실 라이벌’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2020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는 1차전부터 ‘매진’을 불렀다. 체감 온도가 영하권까지 내려갔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허용된 11,600(전체 좌석의 50%)장이 모두 팔렸다. 역대 준플레이오프 56호, 포스트시즌 297호 매진.
만석에 절반 수준인 6958명에 그쳤던 와일드카드 결정전(LG-키움) 때와는 분위기가 달랐다. 인기팀이자 잠실 라이벌인 두산과 LG의 가을 맞대결에 쏠린 팬들의 기대는 컸다. 설레고 흥분되는 라이벌전에서도 대다수의 관중들은 방역수칙을 준수했다. 두산 팬들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금지된 육성 응원은 하지 않고 ‘짝짝이’로 박수를 쳤다. LG 팬들은 유광점퍼를 입고 노란색 수건을 흔들며 선수들을 응원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때는 일부 팬들의 육성 응원이 문제가 됐다. 준플레이오프에서도 아쉬운 장면은 있었다.
질병관리청 허용 기준에 맞는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였지만 페르난데스 홈런, 오재원 적시타 등 결정적 순간에는 환호성과 고성이 섞여 나왔다. 순간적으로 다수가 터뜨리는 소리는 막기 어렵지만 이후에도 특정선수의 이름을 외치는 이기적인 행동은 빈축을 샀다. 코로나19 확산 예방 차원에서 고함은 허용되지 않는다. 응원단이 육성 응원을 유도하지 않고, 선수별 응원가도 틀지 않는 이유다.
관중석 곳곳에 안전요원들이 있지만 모든 관중들을 체크할 수는 없다. 선수 이름을 연호하거나 응원가를 부르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육성 응원이나 함성을 지를 때 근처에 있는 관중들은 가슴 철렁하거나 인상을 찌푸리기도 했다. 일부 관중들 사이에서는 말다툼도 일어났다. 예민한 시기에도 야구를 즐기기 위해 온 관중들은 찝찝함을 안고 귀가해야 한다.
KBO리그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미인 ‘응원’을 하지 못하는 답답함은 헤아릴 수 있지만 그릇된 행동들 탓에 ‘직관’을 누리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KBO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따르면서 포스트시즌에서는 정원의 50%까지 관중 입장을 확대했다. 철저한 예방 수칙 준수를 약속하고 문화체육관광부의 동의를 얻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매일 세 자릿수 안팎으로 나오고 있는 현 시점에서 모두가 경각심을 잃지 않고 자제해야 한다. ‘직관’과 ‘안전’을 지키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