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바이든 행정부'가 한반도에 미칠 영향…전문가 견해는


입력 2020.11.06 06:00 수정 2020.11.06 07:38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당선 유력 바이든, '중간단계 합의' 받을까

고령이라 재선 않을 듯…관료 통제력 의문

北, 3월 한미연합훈련 '명분' 삼아 도발할 수도

"대남도발로 미국에 압박 가하려 할 수 있다"

미국 백악관 전경(자료사진). ⓒ백악관 홈페이지 갈무리

미국 대선 개표가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높아진 정권교체 가능성에 따른 신(新)행정부 출범이 한반도에 미칠 영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백악관 입성의 8부 능선을 넘은 만큼, 한반도 전략 변화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5일 국가안보전략연구원(INSS) 주관으로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포럼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설 경우 △바텀업(Bottom-up) 접근 △대안적 접근이라는 두 가지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바텀업 접근'이란 실무진 간 협의를 중시하는 협상 방식으로, 정상 간 협의를 바탕으로 한반도 이슈를 다뤄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탑다운(Top-down) 방식과 상반되는 개념이다.


앞서 바이든 후보는 "핵능력 축소에 동의한다는 조건에서만 김정은을 만날 것"이라면서도 "반드시 핵 없는 한반도가 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바이든 후보가 '핵 없는 한반도'를 언급한 것은 '비핵화 로드맵' 등 일정 수준의 합의를 이룬 뒤 정상회담에 나서겠다는, 바텀업 접근을 우회적으로 예고한 것이라는 평가다.


다만 또다른 조건으로 '핵능력 축소'를 언급한 만큼, 핵동결이나 핵군축 등 '중간단계 합의'를 수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신범철 센터장은 바이든 캠프의 외교전문가 중 '비(非)확산론자'들이 상당한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이들은 핵동결을 중시한다. 임기초 '핵동결 입구, 비핵화 출구'를 언급했던 문재인정부와 접점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북한 비핵화 관련 중간단계 합의가 "북핵을 없애는 것이 아니다"며 "다음 세대에게 북핵을 이고 살게 하는 잘못을 만들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신 센터장은 중간단계 합의와 관련해 "안전장치가 없으면 안보나 경제가 비극을 맞을 수 있다"며 △미국과의 핵공유 △미사일 방어 역량 강화 등을 안전장치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자료사진). ⓒAP/뉴시스
"바이든 대북정책 노선 예단 어려워"
3월 연합훈련, 협상 변곡점 될 수도


미국이 핵동결·핵군축 등 북한 비핵화 중간단계 합의를 진지하게 검토하더라도 실질적 합의에 다다르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정철 숭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바이든 캠프 내) 비확산론자들은 '종교적 매뉴얼의 신념을 가졌다'는 이야기가 나올 만큼 매뉴얼에 충실한 사람들"이라며 "한 단계 나아가는 것조차 엄격한 매뉴얼에 막힐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바이든 캠프 내 외교전문가 그룹은 '비확산론자'와 '제재주의자'로 나뉜다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시 어느 쪽이 주도권을 쥐게 될지도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간단계 논의가 본궤도에 오르려면 내년 3월로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이 결정적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교수는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설 경우 적어도 내년 여름까지는 행정부 인선 작업이 진행될 수밖에 없다며 "그 과정에서 미국은 '선의의 (북한) 무시 정책'을 펼 수밖에 없다. 그런데 한미 관료들은 예정된 일정을 그대로 소화해야 한다. 주한미군사령관이나 우리 군은 3월 (한미)연합훈련을 예정대로 진행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북한이 핵·미사일 능력을 과시하지 않는 데 대한 보상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며 "북한이 3월 연합훈련을 도발로 생각하면 어떤 형태로든 (한미를 향한) 도발이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우리 정부 관계자가) 1~2월 중 바이든을 직접 만나서 이니셔티브를 발휘하는 게 가능하겠느냐"며 "무엇보다 바이든이 리더십을 발휘해 관료(군부)를 통제할 수 있을 것인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고령(77세)의 바이든 후보가 재선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밝혀온 만큼 4년 단임 대통령의 리더십에 한계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미연합훈련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자료사진). ⓒ데일리안
미국에서 우선순위 떨어질 대북 이슈
北. 존재감 과시 위해 대남도발 나설 수도


대남 대적사업을 '보류'했던 북한이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해 다시 한국을 겨냥한 도발 행각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북미협상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도록 미국이 아닌 한국을 겨냥한 도발을 통해 우회적으로 미국을 압박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미국 정권교체 시 "북한 문제가 우선순위에 오르지 못했다고 북한이 관행적 도발을 강행하면 바이든이 강경론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북한이 '안전한 선택'으로 남한을 향해 공세를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북한이 대남 대적사업을 '보류'한 만큼 언제든 (도발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며 "남한을 도발해서 미국에 압박을 가하는 선택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지도하며 기뻐하고 있는 모습(자료사진). ⓒ조선중앙통신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