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위기론 설파하는 신창재 회장
디지털 혁신+전통적 생명보험 영업 강화 투 트랙 전략
교보생명이 눈앞에 닥친 위기 극복을 위한 해법으로 이른바 양손잡이 경영을 내세우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한 손으론 다가오는 디지털 시대에 걸 맞는 혁신을 가져감과 동시에 다른 손으로는 전통적인 생명보험 사업도 놓쳐서는 안 된다는 투 트랙 전략이다. 이에 신창재 회장이 직접 위기 극복론을 들고 나오면서 교보생명의 발걸음은 더욱 분주해지는 모양새다.
신 회장은 올해 교보생명 창립기념식에서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를 화두로 꺼내며 생명보험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교보생명뿐 아니라 생보사들이 함께 직면하고 있는 경영 환경에 대해 진단하며 위기론을 설파한 것이다.
그는 "제로금리 시대로 접어들면서 생보들의 역마진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특히 고금리 상품의 비중이 높은 대형사들의 경우 이로 인해 재무건전성이 계속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올해는 시장금리 하락으로 부채적정성평가 결손금액과 각종 보증준비금이 급격히 늘어 자본이 큰 폭으로 감소할 것"이라며 "금융당국이 2023년 새 국제회계기준 도입에 맞춰 시행할 예정인 신지급여력제도도 잘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 회장은 위기 극복을 위한 해법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한 양손잡이 경영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사적인 디지털 전환을 통해 금융·보험업을 혁신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사업 영역에도 진출해야 한다는 청사진이다.
신 회장이 얘기하는 양손잡이 경영이란, 한 쪽으로는 생명보험 사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동시에 다른 쪽에서는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부각되고 있는 비대면 영업도 강화하면서 대면 영업 방식도 효율화해야 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신 회장은 "요즘 같은 격변의 시대엔 회사뿐 아니라 컨설턴트, 임직원 모두가 양손잡이가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를 기반으로 교보생명이 추구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자는 것이다. 디지털 기반으로 상품·서비스를 혁신하고 보험사업과 자산운용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면서, 새로운 시대에 걸 맞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교보생명이 최근 선보인 재무설계사(FP) 브랜드는 이런 구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코로나19가 초래한 언택트 시대에 많은 금융사들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비대면 채널 강화에 주력하는 와중, 기존 컨택트 채널을 위한 독자적 브랜드를 개발한 것이다.
이번에 교보생명이 공개한 FP 브랜드는 인공지능 등 디지털 활용 채널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고객과의 최접점에서 감성적 접근을 통해 차별적 경쟁력을 극대화하려는 의지를 담고 있다. 교보생명 FP는 고객의 삶 전반에 맞춤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전문성과 친근함을 갖추고, 고객과 컨설턴트 이상으로 관계가 확장되는 의미에서 '든든한 내 편 하나'를 브랜드 슬로건으로 정했다.
이를 위해 교보생명은 ▲스마트 보장분석 시스템 및 스마트 보험금 청구 서비스 제공 ▲고객과의 신뢰를 최우선에 둔 평생든든 서비스 강화 ▲완전가입 실천 캠페인 전개 ▲1만3000여명의 교보생명 FP 네트워크 및 신인 FP 장기양성체계 지원 등을 펼치고 있다. 이에 대해 교보생명 관계자는 "새로운 FP 브랜드는 기술보다 사람을 중시하며 인본주의적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교보생명의 지속가능 경영철학이 반영된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교보생명은 신뢰를 바탕으로 유지되는 보험업의 초심을 지키는 데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특히 금융사의 책임과 의무를 강화한 금융소비자보호법이 내년 3월 시행을 앞두면서 부각되고 있는 소비자보호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우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교보생명은 이번 달부터 나이스(NICE) 교보 캠페인을 시작했다. NICE 교보는 꼭 필요한(Needful), 적시에 상품·서비스를 제공하는(In time), 배려하고 보살피는(Careful), 감성적으로 교류하는(Emotional)의 앞 글자를 딴 것으로 고객 신뢰를 최우선에 두자는 교보생명의 의지가 담겼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소비자보호 강화는 사회적 수준이 높아짐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자 선진사회를 향하는 필연적인 상황으로 보인다"며 "NICE 교보 캠페인은 이런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처하고 고객보호 역량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한 고객중심경영의 실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