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북한에 실망했다"는 미국, ICBM 요격으로 북한 '압박'


입력 2020.11.19 04:00 수정 2020.11.19 00:11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美 국무부가 北에 실망 표한 날

美 국방부는 ICBM 요격 성공 발표

같은 날 'CIA가 北 재진입 기술

확보 인정했다'는 보고서도 공개돼

미국 미사일방어청(MDA)이 미사일방어를 위한 시험발사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자료사진) ⓒAP/뉴시스

미국이 핵 활동을 지속하는 북한에 실망감을 표하는 한편,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가정한 미사일 요격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열병식을 통해 미 본토 타격을 시사하는 '신무기'를 선보인 상황에서 향후 협상 재개 여부와 별개로 미사일 방어 능력을 과시하며 북한을 압박하고 나섰다는 평가다.


미 국무부는 17일(현지시각)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북한의 지속적인 핵 활동에 우려를 표한 것과 관련해 "북한에 실망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앞서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지난 11일 유엔총회 영상 보고에서 "북한의 핵 활동은 여전히 심각한 우려의 근거가 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미 국무부 관계자는 이날 "북한이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계속 우선시하는 것을 보고 실망했다"며 "미국은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제시된 비전을 여전히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협상에 나설 것을 북한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해상 요격, 미사일 위협 대비책"
北 향해 사실상 '경고장'


미국 미사일방어청(MDA)이 17일(현지시각)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모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요격 영상 ⓒ미사일방어청 영상 갈무리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거듭 피력하면서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방어체계를 차근차근 구축해가는 모양새다.


실제로 미국은 이날 일본과 공동 개발한 'SM-3블록2A' 미사일을 해상에서 쏘아 올려 모의 ICBM을 격추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해상 발사 요격 미사일로 모의 ICBM을 격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존 힐 미사일방어청장은 전날 진행된 시험이 "믿을 수 없는 성취이자 중요한 이정표"라며 "해상 기반 요격 시스템이 예기치 못한 미사일 위협에 대항하는 대비책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중국·러시아는 물론 북한 ICBM 방어를 위해 미사일방어망을 구축해온 만큼, 이번 시험 발사는 북한을 향한 일종의 '경고장'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AP통신은 "미국이 지난 수십 년간 미사일 방어시스템 구축에 속도를 내려 한 주요한 이유는 북한의 ICBM과 핵무기 개발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이 발사되는 모습(자료사진) ⓒ조선중앙TV
北, 재진입 기술 확보 가능성
다탄두 역량까지 갖췄을 수도


한편 워싱턴 싱크탱크인 해리티지재단은 이날 미 중앙정보국(CIA)이 북한의 ICBM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를 사실상 인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리티지재단은 이날 발표한 '2021년 미국 국방력 지수'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보고서는 "주한미군이 2019년 7월 화성-15형 ICBM의 사거리가 8000마일(1만2875㎞)이고, 미 본토 어느 곳에도 도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재진입 기술은 북한 ICBM 역량의 '마지막 퍼즐'로 평가된다. ICBM은 장거리 비행이 불가피한 특성상 대기권을 벗어났다 재진입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고열을 견디며 표면이 골고루 깎여야 미리 설정한 궤도에서 폭발할 수 있다.


한미 정보 당국은 그간 북한이 ICBM 시험 발사를 '고각(高角)'으로만 진행해 관련 기술을 실제로 확보했는지는 '불분명'하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정상 비행 각도로 실거리 발사에 나선 적이 없는 만큼 유보적인 입장을 취해온 셈이다.


하지만 보고서 내용대로 북한이 실제 재진입 기술을 확보했다면, 북한은 ICBM과 관련해 다탄두 역량을 제외한 모든 기술을 사실상 확보하게 된다. 다탄두 ICBM은 하나의 미사일에 여러 개의 탄두를 탑재해 일부가 미사일 방어망에 격추되더라도 나머지 탄두로 공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 등장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모습(자료사진) ⓒ조선중앙TV

일각에선 북한이 다탄두 역량까지 확보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달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 공개된 신형 ICBM의 직경 및 길이가 늘어났다는 이유에서다.


마커스 갈로스카스 전 미 국가정보국(DNI) 북한정보담당관은 지난 5일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기고문에서 북한의 다탄두 ICBM 개발 가능성을 언급하며 "북한이 수개월 안에 다탄두 재돌입체 기술을 얻는 데 필요한 전략 무기 시험 발사를 재개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