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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총력전에도 AI 전국 확산세…조류도 팬데믹?


입력 2020.12.09 15:44 수정 2020.12.09 15:45        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인체감염 사례 없지만 “새로운 변이형 출현 가능성 있어” 경고

WHO “독감·AI 동시 감염됐을 경우 유전자 교환돼 새변종 나올 수도”

지난달 26일 전북 정읍 오리농장을 첫 시작으로 경기 여주, 전남 영암·나주, 충북 음성, 경북 상주 등에 위치한 닭과 오리·메추리(가금류)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면서 전국으로 AI가 확산되는 조짐이다.


방역당국은 선제조치와 방역강화를 단행하고 있지만 감염 의심농장이 속속 나타나면서 과거 확산사태와 닭과 계란파동까지 이어진 사례 등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올해는 특히 코로나19 발생으로 전 세계적인 팬데믹을 선언, 충격에 빠진 상황이다 보니 가축 질병으로 인한 바이러스 확산에도 특히 신경이 쓰이는 분위기다.


8일 오후 전남 나주시 세지면 한 육용오리농장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항원이 검출돼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인근 진입로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뉴시스

이에 방역당국도 위기 경보를 ‘심각’으로 올리고 총력 대응체제에 돌입했다. 하지만 겨울철 기승하는 AI 특성과 철새 이동경로를 사전에 차단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 항원 검출지역과 주변 철새도래지 일대를 AI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검사와 대응인력을 늘리고는 있지만 전파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국내에 문제가 된 고병원성 항원은 H5N8형으로 주로 이동하는 철새들이 감염원이며 감염력이 강하고 전파속도가 빠른 것이 특징이다.


조류인플루엔자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전국 곳곳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AI 항원이 지속 검출되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면서 차량·사람·야생조수류 등 다양한 경로로 오염원이 유입될 수 있다며 경각심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또한 “철새도래지를 중심으로 바이러스 오염원이 전국적으로 확산돼 있는 상태에서, 농장의 소독·방역실태가 조금이라도 미흡할 경우 발생위험이 매우 높다”면서 “농장주는 내 가축은 내가 지킨다는 각오로 농장을 출입하는 모든 차량·사람·장비·물품을 철저히 소독해달라”고 강조했다.


AI의 현실적인 방역은 확진 전 농가는 축사별 장화 갈아신기, 방사 사육금지, 생석회 벨트 구축 등이며, 관계자와 방문객 등은 철새서식지 방문 때 소독 및 마스크 착용 등 개인위생 철저와 야생조류 폐사체를 발견하게 되면 접촉을 피하고 방역당국에 즉시 신고하는 것 정도다.


현재 방역당국은 농장 간 수평전파 사례는 발견되지 않은 것을 그나마 다행으로 보고, 최대 대응력을 높여간다는 방침이다.


그럼에도 주 전파 원인이 야생조류로 인한 전염이다 보니 방역당국 조차 그밖에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게 중수본의 입장이지만 4년 전 AI 창궐을 겪은 후 방역당국은 “국내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조기에 근절되지 않고 토착화되거나 또는 야생조류와 가금류 간에 순환감염이 지속적으로 일어난다면 새로운 변이형이 출현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었다.


다행히 우리나라에서는 발생기간 중 HPAI 감염으로 인한 임상증상을 나타내거나 사망한 예는 없었지만 새로운 변이형 출현의 가능성으로 인체감염 위험성에 대해 새롭게 판단해야 할 것이라는 판단으로, 사람의 공중보건 측면에서도 조기박멸이 우선적으로 추진돼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자가진단을 내놨다.


세계보건기구(WHO) 또한 “현재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인체감염의 사람 간 전파는 쉽게 일어나지 않지만 사람에서 독감과 조류인플루엔자에 동시 감염됐을 경우, 서로 다른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유전자가 교환돼 재편성됨으로써 사람 간에도 쉽게 전파되는 새로운 변종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AI발생국가에 대해 철저한 방역에 임하도록 경고를 한 상황이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조류인플루엔자 방역지침에 따르면, 조기신고와 발생농장의 감염동물 살처분 등 신속한 오염원 제거, 발생지역을 중심으로 한 관리·보호·예찰 지역의 설정 및 오염요인에 대한 강력한 이동통제, 오염 대상물건과 농장에 대한 집중소독 실시와 함께 능동예찰 등을 초동방역의 핵심으로 설정하고 있다.


초동방역에 실패해 전국적 확산이 반복·만연되거나 살처분 만으로 막을 수 없을 경우 방역당국의 방역마저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 철새로의 유입이 문제라면 철저한 예방접종 등 보다 철저한 관리가 요구되는 이유다,


4년 전 겨울 시작된 AI는 해를 바꿔가며 연이어 발생, 닭과 오리 등 약 20만 마리를 살처분 해야 했고 7개 시·도, 14개 시·군이 오염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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