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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위기를 기회로①] 배달 선택 아닌 필수…“프랜차이즈부터 골목 맛집까지”


입력 2020.12.23 07:00 수정 2020.12.22 16:39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외식산업 패러다임 변화…“생존 위한 돌파구 필요”

배달 주 소비처로 자리 잡아…좋은 입지에 대한 수요도 줄어

대규모 매장 보다는 소규모, 대로변 보다는 골목으로 진입 ‘가속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도시락 점심이 늘고 있는 8일 오후 서울 중구 무교로 일대에서 직장인들 사이로 배달 오토바이가 달리고 있다.ⓒ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외식업계를 비롯한 전 산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하지만 이 가운데서도 코로나 사태를 새로운 기회로 삼아 성장의 발판으로 삼은 이들이 있다. 올 들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배달 시장부터 집콕족과 홈술을 겨냥한 가정간편식, 주류 시장 등이 대표적이다.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육성하고 있는 외식업계의 포스트 코로나 전략에 대해 3회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외식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불황이 장기화 됨에 따라 외향 성장에서 벗어나 수익성을 추구하는 모델로 돌아선 것이다.


주요 외식업체들은 대규모 매장을 점차 소규모 매장으로 전환하고, 배달 시장에 진출하는 등 생존을 위한 자구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내로라 하는 골목 맛집의 배달 시장 진출도 주목할만 하다.


한국외식업중앙회 산하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올해 3분기까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외식업계 영향을 분석한 결과, 국내 외식업체 매장 매출은 90% 감소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사회적 거리두기의 격상과 완화 조치가 반복되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겼고, 영업시간 제한으로 매장 내 취식이 금지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9월부터 이어진 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된 점을 감안하면, 외식업계의 폐업률과 매장 매출 감소폭은 더 확대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외식업체들은 살아남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펼치고 있다. ‘매장 소형화 및 배달’이 대표적이다. 임대료, 인건비, 재료비 등을 고려해 매장을 축소하거나 배달 시장에 진출하는 등 새로운 사업 모델을 적극 도입하는 추세다.


과거 외식업계에 있어 대학가 등 핵심 상권은 업체의 매출을 가르는 주요 척도로 작용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상황은 반전됐다. 수달째 마이너스 매출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고가의 임대료가 발목을 잡으면서 핵심 상권 공략 전략은 ‘말짱 도루묵’이 됐다.


특히 배달이 주 소비처로 자리 잡으면서 비싼 임대료를 지불해가며 운영할 필요성이 적어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SNS를 통해 확산되는 빠른 유행 변화로 상권 역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 이제는 더 이상 특정 위치에 자리를 잡는 것이 중요해지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BSK 매장ⓒ제너시스BBQ
◇ 배달 매장 본격 확대…외형 성장 벗어나 수익 추구형으로 ‘전환’


프랜차이즈 업체는 변화된 외식산업 패러다임에 발 맞춰 나가고 있다. 대로변을 떠나 주거지와 가까운 골목 상권에 정착하는 등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는 효율화 작업에 착수하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맘스터치 같은 경우 일찌감치 골목 상권을 겨냥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지하철역 앞 대로변보다는 골목길 위주, 그 중에서도 2층 점포를 공략했다. 이에 따라 맘스터치는 2013년 386개였던 매장 수를 불과 8년 만에 1200여개로 확대했다.


최근 이런 분위기가 외식업계 전체로 퍼지고 있다. CJ푸드빌은 배달 전용 브랜드 '빕스 얌 딜리버리' 서비스를 전국 빕스 매장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빕스 얌 딜리버리는 매장 평수를 줄이고 배달에 최적화한 매장이다.


CJ푸드빌은 서초, 강남 지역 위주로 첫 선을 보인 이후 높은 고객 호응을 확인하고 10월 서비스 지역을 서울·경기 15개 지역구로 확대한 바 있다.


BBQ 역시 지난 6월 배달과 포장으로만 특화한 모델인 비비큐 스마트키친(BSK)을 론칭했다. 8~12평으로 창업이 가능한 데다 배달은 대행 업체에 100% 맡기는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할 수 있다. BSK 매장은 현재 100호점을 오픈했고, 1000개 매장을 목표로 한다.


이밖에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해산물 뷔페 레스토랑 ‘보노보노’도 이달 초부터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또 이랜드그룹 계열 이랜드 이츠가 운영하는 뷔페 브랜드인 '애슐리'는 지난 9월부터 배달서비스를 시작했고, 자체 가정간편식(HMR)도 선보였다.


‘방문 손님’만 고집하던 자영업자 역시 배달을 활용해 추가 매출을 올리는데 힘쓰는 중이다. 매장 앞에서 줄을 선 후에야 맛볼 수 있을 것 같았던 유명 식당들도 앞다퉈 배달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특히 전통시장 내 맛집도 이젠 배달앱과 손잡고 배달에 나서는 시대가 열렸다. 코로나19로 침체된 전통시장이 ‘스마트 장터’로 변신하고 있어서다. 전통시장이 배달 서비스업체와 손잡고, 오지 않는 손님을 기다리는 대신 직접 배송에 나선 것이다.


대표적인 곳이 ‘순이네 빈대떡’, ‘육회 자매집’, ‘효자 손만두’다. 서울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인 광장시장과 남대문시장의 맛집으로, 소비자들은 이제 시장에 가지 않아도 음식배달 플랫폼인 쿠팡이츠로 전통시장 음식을 배달해 먹을 수 있게 됐다.


또 국내 특급호텔도 잇따라 투고 상품과 드라이브 스루 메뉴 등을 내놓고 있다. 통상 국내 호텔은 도심 속에 위치해 있어 고급 레스토랑과 뷔페 등 식음 장사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으로 크지만, 거리두기 등의 영향으로 식음 영업에 타격을 입으면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장기화로 인해 배달, 포장 서비스가 일상화됨에 따라 소비자 접점 확대와 합리적 가격, 차별화된 메뉴 등을 통한 업체간 배달 경쟁은 향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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