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안철수 "박원순 성추행 피해자 손편지 공개한 與 교수, 무모하고 잔인"


입력 2020.12.29 09:32 수정 2020.12.29 11:16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조국백서' 김민웅 교수, 피해자 A씨 손편지 공개하며 실명 노출

안철수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행위…인간의 무모·잔인 깨달아

끼리끼리 감싸주는 전근대적 패거리 문화가 한국 사회를 분열로

박원순의 '조작된 신화' 지키려는 시도,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9일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친형이자 조국 전 법무장관을 옹호하는 저서 '조국백서'의 필진 김민웅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가 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피해자 A씨의 손편지를 공개하고 실명을 유출한 것에 대해 '2차 가해 행위'라 규정하며 "무모하고 잔인하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안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권 진영에 속한 한 대학 교수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피해자 손편지를 공개하여 사실상 '2차 가해 행위'를 저질렀다"며 "그는 자신의 무책임한 행동에 대한 사과의 글을 올리며 또다시 피해자에 대한 부적절한 시각을 드러냈다. 이런 과정을 보며 삐뚤어진 채 굳어버린, 진영에 대한 맹신이 인간을 얼마나 무모하고 잔인하게 만들 수 있는지 새삼 깨닫는다"고 지적했다.


앞서 김민웅 교수는 지난 23일 SNS에 실명이 그대로 드러난 상태에서 피해자 A씨가 과거 박 전 시장에게 보냈던 자필 편지를 공개해 논란을 빚었다.


피해자 A씨 측이 즉각 김 교수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4조 피해자의 신원과 사생활 비밀누설금지 위반'으로 고소했다. 아울러 김 교수의 실명 공개에 분노한 경희대 학생들이 '교수님! 성폭력 피해자에게 행해지는 2차 가해는 이제 없어야만 합니다'라는 제목의 성명문을 발표하고 온라인 상에서 연서명을 받기도 했다.


김 교수가 "실명 공개는 의도치 않았다"고 해명하고 나선 데 대해 안 대표는 "솔직해지자, 피해자의 감정까지 섬세하게 들여다 볼 정도로 몰입해서 한 자 한 자 읽었으면서, 피해자의 이름은 눈에 안 들어왔다는 말을 믿으라는 것이냐"며 "피해자에 대한 공개 질문이 '2차 가해'가 된다면 공인의 성추행 혐의에 대한 사회적 고발에 따른 시민의 질문 권리가 묵살되는 것이라니, 이 무슨 해괴한 논리인가"라고 반박했다.


김민웅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의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피해자 실명 공개에 반발해 경희대 학생들이 올린 성명문 제목 ⓒ페이스북 갈무리

안 대표는 "가해자는 공인이지만 피해자는 공인이 아니다. 공인이 아닌 피해자가 공개 질문에 답해야 할 의무는 없는 것"이라며 "시민의 권리를 박탈한 사람, 시민의 물음에 답해야 할 상황에서 진실을 감추고 도망친 자들은 누구인가. 수년 동안 서울시청 6층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에 대한 공개 질문은 피해자가 아닌 그들에게 해야 맞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해자들에게는 침묵하고 피해자에게만 답변을 강요하는 것이 어떻게 시민의 권리가 될 수 있는가, 손편지의 내용이 피해자답지 않다는 주장은 지난 수십 년간 피해자 다움의 여부를 처벌 기준으로 삼는 바람에 법의 심판을 비켜 간 수많은 성범죄자들을 옹호했던 주장"이라며 "어떻게 해서든지 자기편의 비리는 감추고 두둔해서 합리화시키려는 진영논리가 참으로 무섭고 지긋지긋하다"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이렇게 끼리끼리 밀어주고 감싸주는 전근대적 패거리 문화가 우리 정치를 피폐하게 만들고 한국 사회를 분열로 몰아갔고 조국 사태와 이 정권 고위 공직자들의 부도덕·부조리에서 보듯 그들만의 내로남불 반칙과 특권으로 사익을 추구하며 우리 사회를 병들게 했다"고 질타했다.


그는 "권력이 정의롭지 못할 때는 지식인들이 나서서 바로 서게 할 책무가 있지만 지식인이 사회적 책무를 망각하고 진영논리에 빠져 그 사람이 그럴 리 없다는 오도된 믿음을 지키기 위해 아무 죄책감 없이 피해자에게 교묘하게 비틀린 누명을 뒤집어씌워 사람들의 눈을 가리려 한다면 우리 사회는 정말 위험천만한 사회가 되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안 대표는 "민주당 광역단체장들의 연이은 성범죄는 시민의 불행이자 국가의 불행이다. 그 불행을 가중시키는 것이 이런 몰염치한 2차, 3차, 다중 가해 행위"라며 "진실을 알고 싶은 게 목적이라면 이미 진실을 밝힌 피해자를 모욕할 것이 아니라 전임 시장의 휴대폰 내용을 공개하도록 유족을 설득하면 될 일이다. 공인인 가해자가 답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면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의 자료에 진실을 묻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 김민웅 교수는 진영논리에 함몰돼 정의와 상식에 반하는 무분별한 추가 가해 행위를 중단하고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해야 한다"며 "김 교수의 행동에 부화뇌동해 진실을 은폐하려는 음모에 가담하고 있는 사람들도 자중하기 바란다. 피해자를 마녀로 몰아 가해자의 조작된 신화를 지키려는 시도는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으로, 올바르지 못한 짓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최현욱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