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일 전투는 마무리 수순
당대회 구체적 일정은 명시 안해
김정은 생일 감안하면 8일 이전 개최할 듯
북한이 제8차 노동당대회를 내년 1월 초순 개최한다고 밝혔다. 북한 대내외 장기 전략을 확정하는 당대회는 이로써 지난 2016년에 이어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두 번째로 열리게 됐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30일 김정은 위원장 주재로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22차 정치국회의가 29일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진행되었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날 회의는 김재룡 당 중앙위 부위원장 사회로 진행됐으며 △당 중앙위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 △후보위원 등이 참가했다.
지난 10월부터 진행돼온 80일 전투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차기 당대회 개최 시점을 알린 셈이지만, 구체적 날짜는 명시하지 않았다. 각 지역에서 선출된 수천 명의 당대표들이 평양에 모이는 만큼 코로나19 방역을 감안해 일정에 여지를 둔 것으로 보인다.
통신은 이번 정치국 회의에서 8차 당대회 준비를 위해 △당 각급 조직 대표회들에서 선거된 대표자들에 대한 자격심사 △당 제8차대회 집행부와 주석단 및 서기부 구성안 △당대회 의정에 따르는 일정 △당대회에 제기할 문건 등에 대해 "진지한 연구를 진행하고 상정된 의정들을 승인하였다"고 말했다.
이어 통신은 정치국 회의에서 "전당과 전체 인민의 비상한 정치적 열의에 의해 80일 전투 기간 각 분야에서 혁신적 성과와 전진을 이룩하여 당 제8차 대회 소집을 위한 훌륭한 조건을 마련하였다"며 "당 제8차 대회의 제반준비사업이 순조롭게 결속되어가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대회준비사업을 계속 실속 있게 잘해나감으로써 대회사업의 성과를 철저히 담보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고 밝혔다.
아울러 통신은 "당 중앙위 정치국이 당 제8차 대회에 상정하게 될 일련의 중대한 문제들에 대해 심도 있게 연구토의하고 해당한 결정을 채택하였다"고 부연했다.
"일련의 중대 문제 토의·결정"
대남·대미 메시지 내놓을 가능성
전문가들은 김정은 위원장의 생일(8일)과 7차 당대회 일정을 감안하면 내년 1월 4~7일 개최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7차 당대회가 3박 4일 일정으로 치러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김정은 생일 이전인 1월 4~7일 개최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8일 이후 개최될 경우 (1월) 중순으로 넘어가게 된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일정과 의제를 모두 정해놓고 회의 개시일을 1월 초라고 모호하게 표현한 것은 코로나19 이동통제와 연관이 있을 수도 있고, 대회 시작을 깜짝 이벤트 성격으로 극대화하기 위한 '의도적 모호성'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대회에 참가하는 2900여 명의 대표자들의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는 일정 등을 고려하며 1월 4~7일 개최 가능성이 높다"고 부연했다.
무엇보다 북한이 이번 정치국 회의에서 차기 당대회에 상정될 '일련의 중대한 문제들에 대한 결정'을 언급함에 따라 '파격적 메시지'를 내놓을 수도 있다는 평가다.
양 교수는 "당대회에 상정할 일련의 중대한 문제들을 토의·결정했다는 점에서 대남·대미 메시지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며 주요 관전포인트로 △경제집중노선 지속 여부 △국경봉쇄 완화 여부 △남북대화 직접 제의 여부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을 향한 축하 및 대미 메시지 △김정은과 김여정의 정치적 위상 강화 △당규약의 선군정치 삭제 여부 등을 거론했다.
임 교수는 "일련의 '중대한 문제들'에 대해 검토·결정을 내렸다고 밝힘으로써 이번 대회 역시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파격적인 결정들이 나올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핵심 의제는 경제건설 문제에 집중될 것으로 보이지만 대미·대남 관계설정과 관련해 새로운 제안을 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