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민주당 하락세는 희소식이지만…제1야당의 존재감은 '희석'


입력 2021.01.03 05:00 수정 2021.01.03 12:20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文정부·민주당 지지율 하락에 국민의힘 지지율 호조에도

정작 차기 선거 주자 1위는 국민의힘 아닌 범야권 인사들

반문(反文) 민심 흡수하는 후보 못 내는 '제1야당'의 현실

국민 정서 대변할 참신한 면모 갖춘 인물 발굴 절실 목소리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이 지난해 10월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남중빌딩에서 중앙당 현판식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연말연시를 맞아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커진 반면 야권의 지지율은 완연한 호조를 보여 대조를 이뤘지만,'제1야당' 국민의힘은 마냥 웃을 수 없는 모양새다. 정작 승리가 필요한 4월 보궐선거와 차기 대선과 관련된 조사에서 비(非)여권이지만 국민의힘 소속이 아닌 인사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탓이다.


2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뉴시스의 의뢰로 지난 28~29일 서울시 거주 만18세 이상 남녀 800명에게 조사해 발표한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지지율(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을 살펴보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6.2%를 얻으며 11.6%를 얻은 민주당 소속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여유있게 따돌리며 1위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나경원 전 의원은 10.7%,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10.4%를 얻는데 그쳤다.


앞서 조선일보·TV조선이 칸타코리아에 의뢰해 지난달 27~29일까지 서울과 부산 유권자 각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표본오차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에서도 안철수 대표가 20.4%로 1위를 차지했다. 해당 조사에서 박영선 장관은 11.5%,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9.8%를 기록했으며 나경원 전 의원은 8.6% 였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국민의힘의 딜레마는 이 지점에서 발생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실정에 실망한 민심이 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에서 확연히 드러나고 있지만 이러한 민심을 흡수해 선거를 승리로 이끌 후보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제1야당의 부끄러운 현실이라는 평가다.


심지어 내년 3월 대통령 선거 후보 지지율에서는 향후 정치를 하느냐 여부 자체가 불투명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이낙연 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 여권의 유력 후보를 제치고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에 비해 일찌감치 대선 출마 의지를 밝힌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제주도지사 등 국민의힘 소속 주자들은 여전히 한 자릿수 대 지지율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그간 국민의힘 지도부는 민주당의 지지율이 하락하는 상황 속에서도 당내 인사가 뚜렷한 주목을 받지 못 하는 상황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비(非) 국민의힘 인사들의 지지율 두각에 대해 "향후 후보가 정리되면 반(反) 문재인, 반(反) 민주당 표로 모일 표들이다. 우리 당에 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지지가 낮고 저쪽이 높다고 초조해할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하지만 당의 명운이 걸려있다는 평가를 받는 보궐선거가 100일 안쪽으로 다가온 시점에서까지 '제1야당'으로서의 존재감 확보가 더딘 상황에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한 국민의힘 핵심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범야권이 합심해 문재인 정권에 맞서 싸워야 하는 현 시점에 누가 됐든 여권 주자들을 누르고 선두에 올라서고 있는 점은 환영할 일이지만, 어째서 야권의 다수 의석을 보유하고 있는 우리가 구심점이 되기는 커녕 국민적 지지를 한 데 모으는 인물 하나 발굴하지 못하고 있는지에 대해 통렬히 반성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에 국민의힘이 새해 들어 가장 먼저 실행해야 할 지상과제는 바로 '인물 발굴'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안철수 대표가 치고 나가고 있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국면에서 추후 어떤 방식으로든 야권 단일화가 이뤄져야 하는 점은 필수적이라 할지라도, 안 대표만큼의 파급력 있는 후보를 선출한 뒤 공정한 경쟁을 통해 '제1야당'으로서의 존재감 확보와 범야권 지지율 제고의 시너지를 노려야 한다는 관측이다.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안철수 대표 등 '반문연대'의 기치를 함께 하는 인물들의 부상을 우려하거나 고깝게 생각할 게 아니라 일종의 기회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반문정서가 팽배한 현재의 민심을 흡수해 이를 발판으로 지지율을 끌어올릴 참신한 인물 발굴을 모색해야 한다. 만약 이런 과정마저 실패한다면 우리에게 돌아올 국민의 실망감은 자칫 감당하기 힘든 리스크로 대선까지 따라붙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시선은 이르면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될 서울시장 후보 선출 경선 과정에 쏠리고 있다. 기존의 구태의연한 방식에서 벗어나 당내 인사들이 자신의 정치적 비전과 공약을 국민 앞에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하는 작업이 필수라는 평가다.


정치권 관계자는 "꼭 새로운 인물이어야만 할 필요는 없다. 기존 인사라 할지라도 치열하고 건설적인 당내 경쟁 과정을 거치며 참신함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면모를 국민에 어필할 수 있도록 장을 만들어주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며 "당 지지율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만큼 이 같은 과정만 수월하게 진행되면 당내 인물난은 의외로 쉽게 해결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최현욱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