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 임야 재산신고 누락…박범계 "제 불찰, 고의누락 아냐"

충북 영동군 임야 2만㎡ 상당 지분 7세 때 취득

2012년 총선 때부터 약 8년 간 재산신고 누락

박범계 측 '누락사실 인정, 고의성은 부인'

"조상 산소 있는 선산, 처분가능 재산 아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법무부 장관 후보자 지명에 대한 소감을 밝히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만㎡의 임야를 소유하고도 공직자 재산신고 내역에서 누락해왔다는 의혹과 관련해 "불찰"이라며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해당임야는 조상들의 산소가 있는 선산으로 처분할 수 있는 재산이 아니며, 고의적으로 누락한 게 아니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박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4일 입장문을 통해 "해당 임야 지분은 2012년 첫 국회의원 당선시 보좌진이 재산신고를 하는 과정에서 누락되었으나, 후보자는 이번 장관 후보자 인사검증을 위한 재산관계 확인 과정에서 그동안 재산등록이 누락됐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임야는 고조부부터 부모님까지 조상님들 산소가 있는 선산이자 박씨 문중 산소가 여럿 있다"며 "2003년 청와대 민정2비서관 임용 당시 후보자가 직접 재산신고를 할 때에는 재산 목록에 포함시켰을 뿐만 아니라 고의적으로 그 신고를 누락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7세 때부터 2분의 1 지분이 취득되어 있는 상태라 평소에 처분할 수 있는 재산이라고 인식하지 못하였던 탓에서 빚어진 일이지만, 경위 여하를 불문하고 본인의 불찰이라 여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실에 따르면, 박 후보자는 7세이던 1970년 6월, 충북 영동군 심천면 약목리 산25-2번지 임야 4만2,476㎡의 지분 절반을 취득했다. 현재 공시지가 기준으로는 박 후보자의 지분은 2,092만원 상당이다.

박 후보자의 해명처럼 2003년 노무현 정부 청와대 민정2비서관으로 재임할 당시 해당 임야는 공직자 재산신고 내역에 포함됐다. 하지만 2012년 민주당 후보로 대전 서구을에서 당선된 뒤 지난해까지 약 8년 간 재산신고 내역에서 제외됐다.

공직자가 재산을 누락하거나 축소해 신고할 경우 공직자윤리법 22조에 따라 공직자윤리위는 해임 또는 징계의결을 요구할 수 있다. 특히 재산신고를 누락한 뒤 선거공보물 등을 통해 공표했을 경우 허위사실공표죄 등이 성립될 수 있다. 국회의원 재산신고 축소·누락은 21대 국회에서 크게 논란이 된 바 있다.

무소속 김홍걸 의원은 총선 전 재산공개에서 10억원에 달하는 배우자 명의 상가토지와 아파트 보증금 7억원의 채무를 누락한 혐의로 민주당에서 제명됐고 현재 재판이 진행중이다.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은 비례대표 후보 등록 당시 선관위에 재산을 18억원으로 신고했다가 당선 이후에는 11억원 늘어난 30억원을 신고했다. 검찰은 조 의원을 불구속 기소하고 벌금 150만원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