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인사회에서 "새해는 통합의 해" 발언
이낙연 '국민통합' 명분 사면론과 오버랩
청와대 "사면만 통합인가" 확대 해석 경계
"새해는 '통합의 해'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이 한마디가 7일 정가를 떠들썩하게 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신년 초 '국민 통합'을 명분으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론을 꺼낸 이후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화상 신년인사회에서 '통합'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새해는 통합의 해"라며 "코로나를 통해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절감했다"고 했다.
이어 "더욱 중요한 것은 마음의 통합"이라며 "우리가 코로나에 맞서 기울인 노력을 서로 존중하고, 우리가 이룬 성과를 함께 인정하고 자부하며 더 큰 발전의 계기로 삼을 때 우리 사회는 더욱 통합된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 위기를 빠르게 회복해 '국민의 일상 회복'을 이루기 위해서는 국민 통합이 우선시 돼야 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발언이 이 대표의 사면 공론화 이후, 특히 청와대에서 두 전직 대통령의 '선별 사면'이 검토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 이뤄져 주목됐다. 문 대통령이 사면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도 '국민 통합' 차원에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을 사면한 만큼 이날 발언이 사면 가능성을 시사한 것 아니겠냐는 것이다.
문 대통령과 신년인사회에 함께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작금의 국가 현실을 냉정하게 판단하시고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해주시길 간절히 바란다"고 해 이 해석에 더욱 무게가 실렸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새해엔 잘못된 정책의 대전환과 국민통합이 이뤄지길 기대하면서 대통령과 정부에 당부 말씀을 드린다"며 "진짜 위기는 그것이 위기임을 모르는 것과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통합' 메시지와 이 대표의 사면론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통합에 어떻게 사면만 있겠느냐"며 "구체적으로 코로나라는 표현까지 있었는데 사면을 시사한 것으로 몇몇 보도들이 나오고 있다. 이것은 잘못 보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청와대는 박 전 대통령을 먼저 사면한 뒤 이 전 대통령은 사면이 아닌 형 집행정지 등의 방법을 논의 중이라는 보도에 대해서도 "전혀 검토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 대표의 사면론이 문 대통령의 지지율에도 악영향을 미치자 선을 긋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