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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백신 질타에 '발끈'하더니 자영업자 고통에는 '눈물'


입력 2021.01.08 14:05 수정 2021.01.08 14:30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야당 '백신 책임 떠넘긴 문 대통령' 질타에

"국가 원수를 그렇게…품위 지켜라" 맞서

헬스장 업주 사연에는 "얼마나 힘들까" 울컥

정세균 국무총리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로 인한 방역실태, 백신 수급 상황 및 접종 시기에 대한 긴급현안질문에서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정세균 국무총리가 8일 코로나 백신 늑장 도입을 질타하는 목소리에는 발끈했다가 임대료 부담에 고통을 겪는 자영업자 사연에는 눈시울을 붉혔다.


정 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 긴급 현안 질의에서 미국·영국 등과 비교하며 백신 늑장 도입을 지적하는 야당 의원들에게 "그 나라에 가서 물어보라. 남의 나라가 하는 게 뭐가 중요한가"라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정 총리는 '정부가 우왕좌왕하고 있다고 국민들이 생각한다'는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누가 우왕좌왕하냐. 어떤 국민이 그렇게 말하나"라며 불편한 심기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특히 정 총리는 '문재인 대통령이 백신 확보의 책임을 떠넘긴다'는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의 비판에 "대통령이 백신 관련 지시를 한 것도 사실이고, 관심을 갖고 경우에 따라선 적극 나서서 외국 최고경영자(CEO)와 통화한 것도 사실"이라며 "떠넘긴다고 표현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맞섰다.


이 의원이 '제가 질의하는 시간'이라고 질문을 이어 가려 하자, 정 총리는 "뭘 떠넘깁니까 떠넘기기는"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국가 원수에 대해 그렇게 하는 건 아니다. 품위를 지키셔야죠"라고 발끈했다.


코로나19 방역 실패로 몰아붙이는 이 의원을 향해 "속단하긴 이르다. 지구상의 유력 국가 중 코로나19를 극복하는 가장 빠른 나라 중 하나가 된다는 로드맵을 갖고 노력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평가는 사후에 해달라"고 말했다.


반면 정 총리는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에 따른 고통을 호소하는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사연에는 눈시울을 붉혔다.


배진교 정의당 의원이 '정부가 코로나 3차 확산의 대응을 위해 9조3천억원 예산을 지원하겠다고 밝혔고 그 중 5조원이 소상공인 지원이다. 그런데도 상인들은 헌법 소원을 내고 방역 지침까지 거부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인다'고 언급했다.


이에 정 총리는 "정부가 한다고 하지만 자영업자가 겪는 고통이나 손실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며 "충분히 이해가 되고 역지사지를 해보면 얼마나 힘들까 눈물이 난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또 정 총리는 '고통 분담의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배 의원의 질의에 "저 역시 고민하는 부분"이라며 "죄 없는 소상공인이 엄청난 피해를 보는데, 일부 업종은 평보보다 훨씬 호황을 누린다. 이득을 본 쪽이 역할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현재로서는 강제할 수 있는 법과 제도가 없다"며 "그분들이 기부를 더 해줬으면 좋겠고, 사회적 책임을 더 적극적으로 수행해줬으면 좋겠다는 마음 뿐"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배 의원이 임대료 800만원을 비롯해 매달 고정 지출만 1500만원이 들어가는 헬스장 업주의 사연을 전하자, 정 총리는 "자영업자의 눈물을 어떻게 닦아줄 것인가…"라고 말끝을 흐리면서 눈물을 흘렸다.


수 초 동안 말을 잇지 못하며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은 정 총리는 "대통령을 모시고 주례회동을 하는데 함께 걱정하기도 했다"며 "정치권이 함께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는 대책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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