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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추억·동심 될 눈사람 부순 사람들…이적 "폭력 동물·사람 향할 것"


입력 2021.01.11 17:07 수정 2021.01.11 17:07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페이스북 캡처

정성껏 만든 눈사람을 누군가 이유 없이 부수는 장면과 형체도 남지 않은 눈사람의 흔적이 공개돼 공분이 일고 있는 가운데 가수 이적이 눈사람 파괴에 내재된 폭력성을 지적했다.


10일 이적은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눈사람'이라는 제목의 글을 '#이적의 단어들' 해시태그와 함께 올리며 "눈사람을 파괴할 수 있다면 동물을 학대할 수 있고 마침내 폭력은 자신을 향할 것"이라고 일침을 날렸다.


이적은 폭설이 내린 다음 날 남자친구와 거리를 걷다가, 길가에 놓인 아담한 눈사람을 사정없이 걷어차며 크게 웃는 남자친구를 보고 결별을 결심했다는 A씨의 내용을 썼다.


이적은 "A씨는 저 귀여운 눈사람을 아무렇지 않게 파괴할 수 있다는 게 놀라웠고 진심으로 즐거워하는 모습이 소름 끼쳤으며 뭐 이런 장난 가지고 그리 심각한 표정을 짓느냐는 듯 이죽거리는 눈빛이 역겨웠다"고 지적했다.


ⓒ페이스북 캡처

앞서 대전시 대전대 앞 한 프랜차이즈 카페 점주는 지난 8일 카페 문 앞에 엘사 눈사람을 만들어 전시했다. 엘사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주인공이다. 당시 높은 완성도로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됐다.


하지만 이 눈사람은 주목을 받은 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됐다. 페이스북에 대전대 명물이 된 '엘사 눈사람'을 부수는 한 남성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개되면서 사건의 전말이 드러났다. 영상에서 눈사람을 구경하던 남성 3명 가운데 1명이 엘사 모형의 머리를 가격했다.


ⓒ페이스북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

대전대에 뜬 유퀴즈로 SNS에 알려졌던 눈사람 역시 2시간 뒤 부서져 있었다. 지난 7일 한 누리꾼은 페이스북에 본인이 버스 정류장 옆에 만든 눈사람을 지나가던 여성이 주먹으로 때려 부수는 영상을 제보하기도 했다. 또 트위터에서 한 누리꾼은 "올라프 살인사건이 일어났다"며 형체도 없이 사라진 모습을 공유하기도 했다.


눈사람을 만든 시민은 "진짜 너무 화난다. 팻말을 만들러 간 사이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눈사람을 부숴놨다"며 "출근길에 기분전환 하라고 일부러 버스정류장 앞에다가 만들었는데"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트위터 캡처

이에 한 누리꾼은 "손이 얼 것 같은 추위에도 누군가 애써 만들어 놓았다는 것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보고 즐거워한다는 것을 망각한 아주 배려 없고 공감능력 없는 이기적인 행동"이라고 했다.


다른 누리꾼은 "저 눈사람은 누군가 행복한 마음으로 어떤 아이의 친구이고 어떤 청년의 추억이고 어떤 노인의 동심이 될 수 있다"며 "눈사람을 발로 찬 사람은 폭력성도 다분하겠지만 나 외 다른 사람의 마음을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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