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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배운의 열공] 이재용 구속된 날, 文 "우리경제 좋다" 유체이탈


입력 2021.01.19 13:00 수정 2021.01.19 14:39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기업하기 힘들다' 호소 절박한데…文 규제법안 "중요한 첫발" 자찬

규제 세례로 고용 위축 유발 하고…文 "고용회복 시간 걸린다" 걱정

지난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문재인 대통령(사진왼쪽)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 출석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오른쪽).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기업하는 사람들을 적폐 취급하는 나라다. 그냥 해외로 회사를 옮겨라"

"고용창출·세금납부해도 욕먹는데 주주들 위해 미국으로 본사 이전해라"


18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실형을 선고받자 참고 참던 민심이 폭발했다. 국민들은 정권이 기업에 '규제'와 '징벌'을 가하는데 몰두하는 '기업하기 어려운 나라'의 실상이 드러났다며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각계는 이 부회장 구속이 삼성뿐만 아니라 한국 경제 전반에 악영향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코로나19 위기돌파에 매진해야 할 상황에서 기업들은 정권발 리스크 대비에 급급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기업의 이런 사정은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같은 날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우리 거시경제가 대단히 좋다"면서 "기업들이 고통을 호소하는 규제3법·노조법 등 규제 법안들에 대해서는 "중요한 첫발을 내디뎠다"고 자신했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경제발전'과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별개로 치부하는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경제의 주체는 '기업'이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 정도다.


지난 18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 역사 내부에서 시민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을 시청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한술 더 떠 문 대통령은 기자회견 마지막에 "거시경제는 성공을 거두더라도 국민의 삶과 고용이 회복되는 데 긴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마치 '고용'의 주체인 기업을 옥죄는 대통령과, 고용 한파 장기화를 걱정하는 대통령이 따로 있는 듯한 착각이 들게 만드는 유체이탈 화법이다


정권의 '기업 옥죄기'에 따른 투자·고용 위축은 현실화된지 이미 오래다. 최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실시한 '2021년 기업 경영 전망 조사'에 따르면 내년 경영을 "긴축·현상유지 하겠다"는 기업은 92%에 달하며 "투자 및 채용계획을 축소하겠다"는 기업은 65%나 된다.


경제계는 정권의 과도한 기업규제와 징벌이 기업 활동을 위축시킨다고 수차례 호소한 바 있다. 그럼에도 "경제가 대단히 좋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에 경제계는 다시 한 번 참담함과 좌절을 느꼈을 것이다.


정권은 성난 민심이 "차라리 삼성은 해외로 이전하라"고 외치는 이유를 고민해보길 바란다. 겉으로는 가장 경제를 걱정하는 듯 하면서도 이면은 '반 기업 포퓰리즘' 부채질에 급급한 그들의 속셈을 국민들은 이미 잘 알고 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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