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년 반 만에 현장 복귀, 클럽 월드컵서 전패
ACL 우승 멤버 대거 이탈, 준비 시간 부족 등 악재
약 3년 반 만에 돌아온 홍명보 감독이 현장 복귀 무대에서 쓴맛을 봤다.
울산 현대는 8일 오전(이하 한국시각) 카타르 알 라이얀의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알두하일 SC(카타르)와 2020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5·6위 결정전에서 1-3으로 패했다.
이로써 울산은 2전 전패를 기록하며 6개 참가 팀 중 최하위로 이번 대회를 마쳤다.
지난해 울산의 AFC 챔피언스리그(ACL) 우승을 이끈 김도훈 감독의 뒤를 이어 지휘봉을 넘겨받은 홍명보 감독은 복귀전 승리를 이달 말 개막을 앞둔 K리그1으로 미루게 됐다.
2012 런던 올림픽과 2014 브라질 월드컵서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홍명보 감독이 울산 지휘봉을 잡으면서 그에게 쏠리는 기대와 관심은 컸다.
하지만 복귀 무대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시작부터 악재가 쏟아졌다.
ACL 우승 직후 울산은 지난 시즌 K리그1 득점왕 주니오(브라질)를 비롯해 주장 신진호(포항), 이근호(대구FC), 박주호, 정동호(이상 수원FC) 등 베테랑 자원들이 대거 팀을 떠났다.
여기에 이청용, 고명진, 홍철, 이동경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은 부상 여파로 이번 대회에 나서지 못했다.
이동준, 김지현, 신형민 등 새로 영입된 선수들도 있었지만 기존 선수들과 호흡을 맞춰 나가기에는 준비 시간이 다소 부족했다. 이로 인해 홍명보 감독의 축구 색깔을 보여주기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다만 같은 아시아권 팀인 알두하일에 1-3으로 완패를 당한 부분은 다소 실망스럽다.
울산은 지난 4일 열린 이번 대회 첫 경기 티그레스 UANL(멕시코)과 맞대결서 1-2로 역전패했다. 멕시코 1부리그 우승만 7차례나 달성한 강호를 상대로 선전하며 희망을 봤다.
하지만 알두하일을 상대로는 경기 내내 끌려갔다. 전반전에는 유효 슈팅을 단 한 개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전반 21분 선제골을 내준 울산은 후반 17분 혼전 상황에서 윤빛가람의 골로 동점을 이뤘지만 알두하일 공격진의 화력을 감당해내지 못하고 2골을 더 내주고 말았다.
‘아시아 챔피언’ 자격으로 이번 대회 나선 울산은 중동 국가 알두하일을 상대로 완패했다. 처음 출전한 2012년에도 2패를 기록한 울산의 클럽월드컵 첫 승도 한 없이 미뤄지게 됐다.
감독 취임 뒤 첫 공식 대회에 나선 홍명보 감독은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하고 무거운 마음으로 귀국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