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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전기차 모터스포츠 도전…EV·수소 기술 총동원


입력 2021.03.01 06:00 수정 2021.02.27 13:30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6월 18일 개막하는 PURE ETCR에 벨로스터 N 전기 경주차 투입

경주차 충전용 발전기에도 수소연료전지 적용, '배출가스 제로' 달성

현대자동차의 전기 경주차 벨로스터 N ETCR(왼쪽)과 수소연료전지 기반의 수소발전기. ⓒ현대자동차

월드 랠리 챔피언십(이하 WRC)에서 제조사 부문 2년 연속 챔피언을 차지하는 등 모터스포츠 분야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는 현대자동차가 순수 전기자동차들로 경기가 이뤄지는 전기차 레이스에 도전한다.


여기에는 고성능 전기차 기술 뿐 아니라 수소연료전지기술도 동원해 현대차의 친환경 미래 자동차기술을 전세계 모터스포츠 팬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오는 6월 18일 이탈리아 발레룽가 서킷에서 개막하는 순수 전기 투어링카 챔피언십 PURE ETCR에 벨로스터 N 전기차 모델을 앞세워 참가할 계획이다.


PURE ETCR은 전기차 시대를 맞아 전기차 레이스를 위한 기준을 세우고, 배출가스 없는 이동 수단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설립됐다.


현대차의 PURE ETCR 도전은 2019년 9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공개된 전기 경주차 벨로스터 N ETCR의 제작부터 시작됐다.


독일 알체나우의 현대모터스포츠법인에서 개발한 벨로스터 N ETCR은 i20 쿠페 WRC 랠리카, i30 N TCR 등과 마찬가지로 양산차인 벨로스터 N을 기반으로 한다.


물론 기존 투어링카와는 달리 WAE(Williams Advanced Engineering)에서 공급하는 배터리와 전기모터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대회 규정상 모든 참가 팀이 동일한 동력장비를 사용해야 한다.


현대자동차의 전기 경주차 벨로스터 N ETCR. ⓒ현대자동차

순수 전기차인 만큼 벨로스터 N ETCR은 최고출력 680마력을 내는 고성능 경주차임에도 불구하고 배출가스를 전혀 내뿜지 않는다.


벨로스터 N ETCR은 차체 바닥에 놓인 65kW(800V) 배터리 팩과 차체 중앙에 놓여 뒷바퀴를 굴리는 전기 모터를 통해 300kW(402마력)의 평균 출력과 500kW(680마력)의 순간 최고출력을 발휘한다.


벨로스터 N ETCR의 강력한 성능은 현대차가 지난해 PURE ETCR 참가 팀 최초로 진행한 공식 서킷 테스트와 이벤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벨로스터 N ETCR은 PURE ETCR의 2021 시즌 시작을 알리는 스페인 아라곤 서킷 이벤트에서 가솔린 엔진 기반의 경주차 i30 N TCR을 출발 직후 초반 가속에서 여유롭게 따돌리며 전기 경주차의 친환경적이면서도 강력한 성능을 보여줬다.


PURE ETCR은 친환경 모터스포츠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지만 완벽한 ‘배출가스 제로’를 논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전기 경주차의 충전 시스템이 갖고 있는 맹점 때문이다.


대회에 참가하는 경주차들은 여러 서킷을 돌며 소모된 배터리를 수시로 충전해야 되는 관계로 개별 발전기가 따라붙어야 한다. 발전기의 동력원은 경유 등 화석연료다. 이 때문에 경주차에서 배출가스를 발생시키지 않으려는 노력이 배출가스를 만들어내는 발전기로 인해 무색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대차는 다르다. PURE ETCR에 수소 발전기를 투입해 전기차 생태계 전체에서 완벽한 배출가스 제로를 달성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이번 대회를 위해 최고 수준의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활용해 전기 경주차의 배터리를 친환경적으로 충전할 수 있는 수소 발전기를 개발했다.


수소연료전지 기반의 수소발전기. ⓒ현대자동차

현대차가 제시하는 방법을 활용하면 전력 생산부터 배터리 충전, 전력 사용 등 전기차 생태계 전체에서 완벽한 배출가스 제로를 달성할 수 있다. 모터스포츠를 넘어 자동차 업계 전체가 풀어야 하는 지속 가능성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 것이다.


현대차가 개발한 수소 발전기는 기존의 전기차 충전용 발전기보다 여러 면에서 이점이 많다


친환경적인 충전을 제안하는 현대차의 수소 발전기는 넥쏘에 탑재된 수소연료전지 스택 2개를 결합해 완성됐다.


이 발전기는 수소와 산소의 화학 반응을 통해 최대 160kW의 전력을 생산한다. 이는 용량이 65kW인 벨로스터 N ETCR의 배터리를 충분히 충전할 수 있는 수준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배출가스는 전혀 발생하지 않고 깨끗한 물만 배출된다.


현대차의 수소 발전기는 친환경적인 모습 외에도 여러 장점을 갖고 있다. 가장 큰 장점은 이동이 쉽다는 점이다. 때문에 한 시즌 내내 전 세계 여러 서킷을 돌며 레이스를 치러야 하는 PURE ETCR의 특성에 적합하다.


뿐만 아니라 발전기의 전력 생산량이 충분하기 때문에 2대의 전기 경주차를 동시에 충전할 수도 있다. 고속 충전을 지원하면서도 기존 경유 발전기와 비교해 소음이 확연히 적다는 것도 장점이다.


현대자동차의 전기 경주차 벨로스터 N ETCR. ⓒ현대자동차

현대차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전기차 및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갖고 있지만 현 상태에서 안주하지 않고 PURE ETCR이라는 친환경 전기 모터스포츠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전기차 및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더욱 발전시킬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축적할 여러 기술들은 앞서 내연기관 모터스포츠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친환경 고성능 모델 및 일반 친환경 모델로까지 내재화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PURE ETCR는 미래지향적인 고성능 기술과 지속 가능성이 어떻게 결합할 수 있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라며 “현대차가 내연기관 모터스포츠에서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PURE ETCR 같은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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