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야구단 입성으로 오랜 유통업계 맞수 롯데와 라이벌 구도 형성
2013년 인천터미널 부지 매각 경쟁서 롯데에 패하며 밀려났던 아픈 기억
야구단 중심으로 롯데에 내줬던 인천 주도권 되찾아올 수 있을지 관심
유통업계 맞수 신세계와 롯데가 무대를 옮겨 야구로 한판 대결을 펼친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1월 26일 이마트를 통해 SK텔레콤이 보유하고 있는 SK 와이번스 지분 100%를 인수하기로 하고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매입 금액으로 주식 1000억 원과 야구연습장 등 토지·건물 352억8000만 원 등 총 1352억8000만 원에 SK 와이번스를 인수했다.
이어 이달 초 팀명을 ‘SSG 랜더스(LANDERS)’로 확정하고 본격적인 정규시즌 준비에 나섰다.
벌써부터 신세계의 SSG 랜더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라이벌 구도가 뜨겁다. 모기업이 유통업계 맞수인 두 팀은 물러설 수 없는 자존심 대결을 통해 올 시즌 프로야구 판을 뜨겁게 달굴 예정이다.
격전지 인천, 신세계 반격은 성공할까
야구단 인수에 의지를 보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인천을 타깃으로 삼았다. SK 외에도 두산과 키움 등에 매각 의사를 타진했던 것으로 전해졌지만 신세계의 최종 선택은 인천이었다.
야구단 팀명으로 확정한 ‘랜더스(LANDERS)’는 ‘인천’을 상징하는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처럼, ‘인천’하면 누구나 떠올릴 수 있는 ‘인천’의 새로운 상징이 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인천은 비행기나 배를 타고 대한민국에 첫발을 내디딜(Landing) 때 처음 마주하게 되는 관문 도시로 대한민국에 야구가 처음 상륙한(Landing) 도시이기도 하다. ‘랜더스’라는 이름에는 신세계가 선보이는 새로운 야구 문화를 인천에 상륙(Landing)시키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다.
사실 인천은 신세계에 아픈 기억이기도 하다.
1997년부터 인천시와 장기 임대차 계약을 맺고 현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에서 21년 동안 신세계백화점을 운영해왔지만 롯데가 2012년 9월 인천시로부터 터미널 부지와 건물을 9000억 원에 매입하면서 결국 신세계는 2018년 인천서 떠밀리듯 철수해야만 했다. 당시 신세계는 인천시가 롯데에 특혜를 줬다며 소송까지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이 때부터 인천 내 유통 주도권은 롯데 쪽으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은 인천 내 유일한 메이저 백화점으로 자리 잡았다.
반면 인천에는 아직 신세계백화점이 없다. 인천을 대표하는 신도시 송도와 청라에는 이마트도 아직 입점해 있지 않다. 국내 인구수 3위인 인천 공략은 신세계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평가다.
‘막대한 투자 예고’ 신세계, 인천에 빠르게 뿌리내릴까
신세계의 인천 공략은 구단 인수와 함께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이다.
재계 스포츠 마니아로 유명한 정 부회장은 야구단을 인수해 새로운 형태의 유통 모델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정 부회장은 최근 청라에 돔구장 건설을 검토 중이라고 밝혀 기대감을 키웠다. 2023년 준공 예정인 청라 스타필드와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부분이다. 또한 송도신도시 내에는 신세계백화점 입점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세계그룹과 연계된 브랜드인 ‘스타벅스’와 ‘노브랜드’ 등은 문학야구장 내 식음료 코너에 입점할 예정이다.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 프로야구를 통한 브랜드 홍보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커피브랜드 1위 스타벅스는 KBO리그 야구장 최초로 입점할 수 있을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스타벅스에서는 야구단 관련 굿즈도 제작할 계획에 있다.
개막전부터 맞붙는 신세계 vs 롯데, 추신수 효과 기대
신세계의 야심을 채우기 위해서는 결국 야구단이 잘 돼야 한다. 인기는 물론 성적도 좋아야 홍보 효과를 제대로 누릴 수 있다.
전신인 와이번스는 정상적으로 관중을 받았던 2019시즌 프로야구 평균관중 순위서 3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에는 총 관중 순위서 5위에 머물며 아쉬움을 남겼다.
팬들이 야구를 제대로 즐기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부진했던 팀 성적(9위)도 한몫했다.
그러자 신세계는 선수 영입에 또 한 번 지갑을 열었다. 메이저리그서 16시즌을 소화한 추신수를 연봉 27억 원에 데려왔다. 해외파 특별 지명 선수로는 가장 많은 액수다.
메이저리그서 성공을 거둔 추신수 영입은 성적은 물론 인기도 동시에 잡을 것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인천 홈 관중들이 벌써부터 전 메이저리거 추신수의 플레이를 지켜보기 위해 문학으로 집결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개막전부터 뜨겁다. 공교롭게도 유통가 라이벌 롯데를 아픔이 있는 땅 인천으로 불러 들여 홈 개막 시리즈를 치른다. 신세계로서는 야구를 통해 인천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다시 한 번 드러내고, 인천 탈환 의지를 본격적으로 내비친다.
롯데 또한 지난 시즌 리그 탈삼진왕 댄 스트레일리를 개막전 선발로 내세워 신세계에 맞설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두 팀은 어쩌면 경쟁이 아닌 전쟁을 펼칠지도 모른다.
[SSG 상륙①] 쓰윽 상륙한 SSG랜더스, 모든 것이 신세계!
[SSG 상륙②] ‘치유되는 상실감’ 인천 팬들은 답할까
[SSG 상륙③] 인천 탈환 나선 신세계, 롯데와 어쩌면 야구 아닌 전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