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65세 이상 '1호 AZ 접종자'로 나서
文 "주사 놓는 솜씨 아주 좋다" 여유
접종 후 청와대 복귀…정상 업무 수행
"주사 놓는 솜씨가 아주 좋네요."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김정숙 여사와 함께 서울 종로구보건소를 찾아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했다. 이날은 만 6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시작되는 날로,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각각 만 68세, 만 66세다.
문 대통령 내외의 이날 코로나19 예방접종은 오는 6월로 예정된 주요 7개국(G7) 회의 참석을 위한 것이다. 이는 지난 17일부터 시행된 질병관리청의 '필수목적 출국을 위한 예방접종 절차'에 따랐다.
대통령 내외의 전담 병원은 국군서울지구병원이지만, 문 대통령이 다른 대표단 구성원들과 함께 접종 받기를 희망함에 따라 종로구보건소에서 대통령비서실 직원 등 9명(서훈 국가안보실장과 유연상 대통령 경호처장, 김형진 안보실 2차장, 탁현민 의전비서관, 신지연 제1부속·최상영 제2부속비서관, 강민석 대변인, 제1부속실 행정관 및 경호처 직원)이 동행해 접종을 받았다.
대통령 내외를 포함해 11명이 함께 접종 받은 건 접종 기관인 종로구보건소에서 1바이알(병)당 11도즈(회) 접종이 가능하다고 확인됐기 때문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특히 AZ 백신에 대한 국민 불안을 해소하겠다는 의지도 담겼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흰색 반팔 셔츠에 재킷을 걸치고, 노타이 차림으로 접종 현장에 도착했다. 푸른색 정장을 입은 김 여사도 문 대통령의 뒤를 따랐다. 문 대통령 내외는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체온을 측정하고 예진을 받았다.
몸 상태를 확인한 문 대통령이 먼저 왼팔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았다. 문 대통령은 "주사를 잘 놓으시니까" "전혀 문제가 없는데" 등의 소감을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은 김 여사의 백신 접종을 지켜보며 "주사 놓는 솜씨가 아주 좋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김 여사는 주사를 맞은 뒤 "벌써 끝났다"며 웃었다.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백신을 맞은 뒤 대기실로 이동해 30분 동안 안정을 취한 뒤 청와대로 복귀했다. 문 대통령은 곧바로 정상 업무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백신 휴가'는 정부 단계에서 논의 중인 상황이라, 문 대통령도 별도의 휴가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 내외의 접종을 시작으로 만 6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예방접종이 본격 시행됐다. 일각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안전성·효과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기도 했으나, 정부는 지난 15일 영국과 스코틀랜드 등 해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 만 65세 이상 고령층에 해당 백신을 접종하기로 발표한 바 있다.
한편, 문 대통령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과 관련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백신 안전성에 조금이라도 의심이 있다면 대통령도 맞는다고 보여줄 것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검증된 안전성 확보에 더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며 "국가원수가 실험대상이냐고 발끈했던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 우려에 단순히 정치적 쇼로 문제를 불식시키려 해선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