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에 표 주면 탐욕에 투표…쓰레기 후보 분리수거라니
‘사람에 투표해달라’ 대학 신입생 상대하는 듯한 선전선동
“잘못을 통렬히 반성한다.”
느닷없는 이 사죄와 표 구걸은 결국 사기 행위였음이 그 뒤로 이어지고 있는 집권 민주당 인사들의 막말과 저열한 네거티브 공세가 증명하고 있다. 사실 민주당 선대위원장인 전 대표 이낙연은 ‘국민 여러분, 도와주십시오’라는 제하의 글에서 무엇을 잘못했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밑도 끝도 없이 잘못했다고 하면 감동해서 동정표가 나올 줄 알고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할 때 이미 원색적인 막말과 네거티브 공격 탄알이 가득 장전돼 있었던 것이다.
이 당 법사위원장 윤호중은 상대 당 서울시장 후보 오세훈이 내곡동 처가 땅 측량 현장에 있었다는 KBS의 증언 보도를 사실로 단정 짓고 그를 쓰레기라고 하며 4월 7일 분리수거하자고 말했다. 오세훈 측은 보도 영상 속 선글라스 낀 이는 그의 처 양부였다고 반박하며 KBS 관계자들을 허위사실 공표, 후보자 비방 등의 혐의로 대검에 고소했다.
윤호중은 1984년 그 유명한 서울대 프락치 사건(운동권 학생들이 민간인을 프락치로 몰아 감금, 폭행한 사건)에 노무현재단 이사장 유시민과 함께 연루됐던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 후반 국회 법사위 회의에서 동아일보 기자 출신 국민의힘 의원 조수진에게 “찌라시 만들 때 버릇이 나오는 것 같아 유감이다”라고 한, 무지막지한 막말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의 눈엔 동아일보는 허위 보도를 하는 찌라시 신문이고, 검언유착 오보를 낸 바 있는 KBS는 진실 보도 방송인가 보다. 민주당 의원인 전 대표 이낙연과 전 청와대 수석 윤영찬도 이 ‘찌라시 동아일보’ 출신들이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박영선은 최근 20대들의 이반(離叛) 현상이 특히 심해지자 “20대는 역사에 대해 경험치가 낮아서 지금 상황을 지금 시점에서만 보기 때문에 민주당 지지율이 낮다”라고 말했다. 자신에게 표를 주지 않겠다는 의사 표시를 많이 보인 연령층에 대해 ‘뭘 모르는 아이들이라 보수당을 지지한다’라는 식으로 폄하한 것이다.
국민의힘 의원 윤희숙은 페이스북에서 “자기들이 경험 없을 때 민주화운동한 건 끝없이 우려먹으면서 지금 청년들은 무식해서 판단력이 없다니...”라고 혀를 찼다. 박영선이 집권 세력의 편 가르기 병법(兵法)을 원용, 20대를 버리고도 오세훈에게 이길 수 있다는 계산을 했다면 초등학교 졸업 산수 성적을 의심해야만 할 것이다.
필자가 최근에 쓴 글(데일리안 [정기수 칼럼], 시대는 바야흐로 ‘샤이 진보’... 세상은 돌고 돈다)에서 언급한 대로 20대들의 생각은 놀랍게도 그들 부모들의 그것과 거의 같다. 전혀 어리거나 무식하지 않다. 586 운동권 출신 인사들은 그 나이에 세상을 바꾸는 일을 꾀하지 않았던가?
물론 민주당 쪽 사람들만 듣기 사나운 말을 한 건 아니다. 오세훈도 불필요하게 과격한 표현을 유세 현장에서 내뱉었다. 그가 부동산 정책 실패와 관련 대통령 문재인에게 ‘중증 치매 환자’라거나 ‘대역죄’를 지었다고 하지 않아도 국민들이 다 그의 잘못을 알고 있으며 득표에도 별로 도움이 안된다. 그는 그런 막말을 함으로써 판단력과 순발력에서 적지 않은 흠을 보였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오세훈이 민주당 선대위 전 대변인 고민정의 수준은 도저히 따라가지 못한다. 그녀는 그만큼 정도가 지나친, 열등 컴플레스로밖에 해석이 되지 않는 오세훈 깎아내리기 민주당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그녀가 페이스북에 공유한 홍보 동영상은 바로 집권 민주당과 친문 패거리들, 고민정 류(類)의 진면목을 보여 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해당 홍보물은 ‘국민의힘에 투표하면 탐욕에 투표하는 것’이라는 내용의 1분30초짜리 선전선동이다.
“지난 몇 차례 선거에서 연이어 파란색을 찍은 당신에게, 그러나 이번만은 파란색에 표를 주지 않겠다는 당신에게, 혹은 기권함으로써 파란색을 따끔 혼내주겠다는 당신에게, 압니다. 당신의 실망, 허탈, 분노, 기대가 컸었기에 더 크게 실망하고 있다는 것도 잘 압니다.”
“파란색이 싫어졌다, 빨간색이 좋아졌다가 같은 말인가요? 같은 말이 아닙니다. 당신은 빨간색이 어울리는 사람이 아닙니다. 당신은 단 한 번도 탐욕에 투표한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염치없지만 이번 선거 ‘사람을 봐달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놀랍지 않은가? 이 사람들은 이렇게 말장난을 기가 막히게 잘하는 꾼들이다. 보수 정당에 한 번도 표를 주지 않은, 그러니까 중도좌파들까지 이번 보선 국면에서 문재인 정권의 실정으로 보수 지지로 돌아서는 것 같으니 ‘보수=탐욕’ 프레임을 발명한 것이다.
고민정은 바로 며칠 전에도 아래 홍보물을 페이스북에 올려 언론을 탄 여성이다.
사람에 투표해달라... 민주당 후보만 사람이고 국민의힘 후보는 괴물이란 말인가?
그녀는 아마도 이 두 홍보물의 표현, 비유 기법에 감탄하고 공감해서 공유한 듯한데, 민주당 내 다른 의원들 수준도 매 한 가지긴 하다. 대학 신입생들 같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말과 글도 품격이 없고 거칠다. 그들의 그 유치찬란이 오늘날의 대통령 문재인과 집권당 지지율 폭락을 부른 큰 요인이다.
막말과 네거티브 공세만으로는 선거에서 절대로 이길 수 없다. 가져오는 표보다 잃는 표가 훨씬 더 많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만약 최근 각종 여론조사 결과대로 서울과 부산 보궐선거에서 패배한다면, 승부에서도 지고 신사도에서도 지는 결과가 될 것이다.
내년 봄 대선을 어떻게 치르려고 그들이 이토록 저급하게 내려가는지 모르겠다.
글/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