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민심 대이동] 이낙연, 당헌 개정부터 꼬였다…이재명 '원톱' 굳히나


입력 2021.04.08 04:40 수정 2021.04.08 08:07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4·7 선거 참패, 대선 구도에 격변 일으킬듯

당헌 개정한 이낙연의 패착, 정치적 치명상

이재명이 유일한 대안? 기회인 동시에 위기

선거 결과에 친문 위기감…제3후보 세울까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이 7일 오전 국회에서 4·7 재보궐선거 투표독려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4·7 재보궐선거 참패는 차기 대선구도에도 일대 격변을 일으킬 전망이다.


먼저 재보궐선거를 진두지휘하며 전면에 나섰던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그렇지 않아도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이 한 자릿수로 조사되는 등 존재감이 약해지는 상황에서 선거 패배의 책임론까지 더해져 대선으로 가는 동력이 크게 약해졌다는 관측이다.


또 이번 재보궐선거는 여당 소속 광역자치단체장의 성추행 사건 때문에 치러지게 됐는데, 이 위원장은 귀책사유가 있을 경우 '무공천' 한다는 당헌을 개정하며 공천을 강행했다. 당시에는 '승부수'로 여겨졌지만 결과적으로 명분과 실리를 모두 놓친 패착으로 남게 됐다.


이낙연 위원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국민의 선택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국민의 마음을 얻기에 저희가 크게 부족했다"며 선거 패배를 인정했다. 그는 "민주당은 선거로 나타난 민심을 새기며 반성하고 혁신하겠다"며 "청년과 서민, 중산층을 돕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를 지지해주신 국민께도, 지지하지 않으신 국민께도 감사드린다"며 "함께 해주신 당원과 지지자 여러분께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달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재근 의원 사무실에서 만나 손을 맞잡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여권 내 지지율 1위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맞았다는 평가다. 대선 경선 경쟁자들의 연이은 낙마는 이재명 지사가 유일한 대안으로 여겨지고 자연스럽게 '원톱 체제'를 굳힐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의 기세가 꺾였기 때문에 정권 재창출까지 험로가 예상되고, 당내 친문 세력의 견제가 집중될 수 있다는 점은 위기 요인이다.


이번 재보궐선거 패배로 차가운 민심, 특히 중도층의 이탈을 확인한 만큼 당의 주류였던 친문 세력은 위기감을 느낄 수밖에 없게 됐다. 대선을 앞두고 '제3후보'를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


당 안팎에서는 정세균 국무총리를 주목하고 있다. 그는 다음주께 사의를 공식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재보궐선거 결과에 따라 정국이 요동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일찌감치 거취를 정리하는 것이 문재인 대통령의 추후 개각 및 정국 구상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이광재 의원 등이 대선 출마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추미애 전 장관은 검찰개혁을 기치로 내세웠으나, 재보궐선거 패배 이후 문재인 정부의 개혁 방향도 전면적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86 운동권 출신 임종석 전 실장은 "박원순의 향기를 느낀다"고 재평가를 주장했다가 당내에서조차 비판을 받았다. 강원에 지역 기반을 둔 이광재 의원은 부산시장 선거를 지원하다가 "대구 경제는 (대구 출신) 대통령이 나왔는데도 전국에서 꼴찌다. 사람을 보고 뽑은 게 아니라 당을 보고 뽑았기 때문"이라고 발언해 지역감정 조장 논란이 불거졌다.


이런 가운데 대선 경선 연기론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올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선거일 180일 전까지 대선 후보를 선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보다 굳이 후보를 먼저 확정해 공세에 노출시킬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반면 이재명 경기지사 측은 제3후보를 세우기 위한 시간벌기로 받아들이고 강하게 반발했었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이유림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