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한 리얼돌(사람의 신체를 본뜬 성인용품) 체험방이 인근 여자대학교 이름을 홍보 문구에 넣어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한 리얼돌 체험방은 지난 3월 "XX여대 아가씨들 미용실 다녀왔습니다"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SNS에 올리며 홍보에 나섰다.
이들은 밝은색 긴 머리의 가발을 쓴 리얼돌 사진도 함께 올렸다. 그러면서 체험방 측은 리얼돌을 'XX여대 아가씨들'로 비유하며 가발 쓴 상태를 "미용실에 다녀왔다"고 표현한 것.
해당 사실이 알려지자 XX여대 학생들은 공분했다. 그리고 지난 20일 '우리는 인형도, 성기구도 아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냈다. 학생들은 "해당 지점에서는 리얼돌을 'XX여대 아가씨'로 칭하며 남성들의 '여대생 판타지'를 영업전략 수단으로 삼았다"고 꼬집었다.
또한 "'XX여대 아가씨'는 또 다른 OO대 아가씨, 혹은 특정 직종, 지역, 인종 등을 특징으로 하는 OO녀, 심지어는 유명인이나 지인 등 실존 인물을 본뜬 강간 인형의 출현을 예고한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하며 "존재만으로도 이미 폭력적인 강간 인형이 결국 여성 개개인의 권익마저 위협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학생들은 "각 지방자치단체장은 지역별 강간 인형 관련 업소의 영업을 제한하라"고 지자체에 촉구했다.
XX여대 측도 업체 측에 "학교 이름을 홍보에 사용하면 법적 조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 업체측은 홍보물 대부분을 삭제하고 'XX여대점'에서 '성북지점'으로 지점명도 변경했다.
리얼돌 체험방은 지자체 인허가 없이 세무서 신고만으로 영업이 가능한 자유업종으로 분류돼 있어 별도의 허가가 필요없다. 다만 성인용품점으로 등록돼 있어 '교육환경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학교 경계선 200m 내에서는 영업할 수 없다.
지난 10일 경기도 용인에서는 '기흥구 구갈동 구갈초등학교 인근 청소년 유해시설 리얼돌체험방 허가 취소 요청건'이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고, 4만명이 넘는 시민이 참여했다. 결국 반대 여론이 거세지자 업주가 사흘 만에 운영을 중단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