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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스윙 연발’ 강타자들 농락한 춤추는 슬라이더


입력 2021.04.24 14:52 수정 2021.04.24 15:00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스피드 차이 큰 슬라이더로 신시내티 타자들 흔들어

27개 슬라이더 중 헛스윙 10차례...타자들 고개 갸웃

김광현 ⓒ 뉴시스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이 주무기 슬라이더로 신시내티 강타선을 농락했다.


김광현은 24일(한국시각) 미국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21 메이저리그(MLB)’ 신시내티 레즈전에 선발 등판, 5.2이닝(85개) 5피안타 1실점 호투하며 시즌 첫 승리를 달성했다. 세인트루이스 5-4 승.


볼넷 없이 무실점 호투한 김광현은 시즌 평균자책점을 4.15(종전 9.00)까지 끌어내렸다. 5-1 앞선 6회 2사 후 교체된 김광현은 8탈삼진을 기록하는 위력을 뿜었다. 지난해 9월15일 밀워키전 6개(7이닝)를 넘어서는 개인 통산 한 경기 최다 기록이다.


퀄리티스타트도 충분히 가능했지만 쉴트 감독은 85개 투구수에서 김광현을 불러들였다. 4회 주자 두 명을 내보냈고, 6회 닉 카스테야노스에게 가운데 담장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허용했을 뿐 이렇다 할 위기도 없었다.


살아난 직구(45개) 스피드와 더 예리해진 슬라이더(27개) 덕이다. 경기 중반을 지나면서 패스트볼의 스피드는 다소 떨어졌지만 슬라이더는 던질수록 더 날카로워졌다.


카스테야노스에게 실투에 가까운 슬라이더를 던지다 얻어맞은 솔로 홈런 하나 제외하고 신시내티 타자들은 세 번째 타석에서도 김광현 슬라이더를 공략하지 못했다. 8개 탈삼진 중 슬라이더로 낚은 것이 7개다.


직전 등판 필라델피아전에서 최고 스피드 139km에 머물렀던 슬라이더는 이날 142km까지 찍었다. 스피드가 붙은 직구와 80마일대 초중반대를 오가는 슬라이더는 김광현의 결정구가 됐다.


김광현 ⓒ 뉴시스

슬라이더지만 시속 10㎞의 스피드 차이로 인해 타자들이 다른 구종으로 착각할 만했다. 춤을 추듯 출렁이며 스트라이크존을 절묘하게 벗어나 몸쪽(우타자)으로 파고드는 슬라이더는 이날 투구의 핵심 키워드다.


1회초 2개의 탈삼진도 스트라이크존을 살짝 벗어나는 슬라이더로 신시내티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카스테야노스-에우헤니오 수아레스-조이 보토 등 신시내티 강타자들은 몸쪽을 파고드는 슬라이더에 헛스윙하며 고개를 갸웃했다.


27개의 슬라이더 헛스윙은 10차례 나왔다. 투 스트라이크 이후 슬라이더를 던진다는 것을 알면서도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고 삼진으로 물러났다.


지난 시즌 두 차례 맞대결에서 김광현의 슬라이더를 본 신시내티 타자들은 올 시즌도 또 당했다. 패스트볼 스피드만 조금 더 끌어올린다면 빅리그에서도 ‘어려운 투수’가 될 수 있는 김광현이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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