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연합회장 출신 최승재 "소상공인·
자영업자 영업손실, 소급해서 보상하라" 촉구
여야 지도부 재구성에 발언력 극대화 '노련'
2주째인 25일 3당 의원 공동기자회견 갖기도
국민의힘 최승재 의원의 국회본청앞 천막농성이 보름째를 맞이했다. 보수정당 평의원의 국회 경내 농성 자체가 이례적인데다 기간도 길어지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최승재 의원의 농성은 26일로 보름째 계속되고 있다. 최 의원은 지난 12일부터 국회본청 앞에서 천막을 치고 철야농성 중이다.
정의당이나 기타 진보 성향의 군소정당이 국회 내에서 천막농성을 하는 일은 드물지 않다. 또, 국민의힘 김성태 전 원내대표가 '드루킹 특검' 관철을 요구하며 천막 농성을 벌인 적도 있다. 그러나 당직을 맡고 있지 않은 보수정당 평의원이 '릴레이' 형태도 아닌, 단독으로 장기 농성을 하는 일은 이례적인 풍경이라는 지적이다.
최승재 의원의 요구사항은 코로나19 관련, 현 정권의 영업금지나 제한 명령으로 손실을 입은 자영업자·소상공인에게 지난 손실까지 소급해서 보상해주는 법안을 마련하라는 것이다.
최 의원은 소상공인연합회장 출신이다. 현 정권의 기세가 등등했던 지난 2018년 8월 광화문광장에 3만여 명의 소상공인을 모아 주 52시간 근로제 강행·최저임금제 급격 인상을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건국 이래 이렇게 많은 소상공인들이 솥단지를 내려놓고 모인 것은 처음" "광화문의 빗물은 소상공인의 눈물"이라는 말이 나오면서 현 정권 관계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이후 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전신 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 공천을 받아 국회에 입성했다. 직능 출신으로서 소속 직역의 어려움을 대변하는 것이 비례대표제의 취지에도 맞고, 또 '약자와의 동행'이라는 최근 국민의힘 변화 기조와도 일치한다는 평이다.
최승재 의원의 천막농성이 단순한 '뚝심' '결기'라고만은 볼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의 원내대표 경선, 전당대회 등을 앞두고 발언력이 극대화될 수 있는 시기를 잡아 농성을 하는 정무적 감각 또한 뒷받침돼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최 의원의 천막농성장에는 권성동·김기현·김태흠·유의동 의원 등 차기 원내대표 후보들이 모두 한 차례 이상씩 다녀갔다. 당권주자도 조경태·권영세·윤영석·김웅 의원 등이 방문했다. 대권주자인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지난 15일 족적을 남겼다. 23일에는 주호영 대표권한대행이 박병석 국회의장과 함께 오기도 했다.
농성 2주째를 맞이한 25일에는 더불어민주당 민병덕·정의당 심상정 의원과 함께 3당 의원 공동 기자회견을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열었다. 농성이 장기화되면 모였던 이목이 흩어질 수 있기 때문에, 농성 2주째의 시점에서 요구사항을 구체화해 결실을 이끌어내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승재 의원은 △소상공인 손실보상법 4월 임시국회내 통과 △손실보상 소급적용 △중소기업·소상공인 코로나 대출 만기연장 등을 촉구했다.
최 의원은 "지난 4·7 재·보궐선거 결과는 민생을 최우선으로 돌보라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라며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정부가 영업을 금지하거나 제한한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영업손실을 보상하는 것은 헌법 제23조에 명시된 무조건적인 국가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위로금 형태의 지원금 몇 푼 손에 쥐어주고 '충분치 않지만 보상을 했다'는 궤변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손실보상 소급적용을 하지 않으면 그간의 국가 책임을 국민 개인에게 떠맡으라고 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압박했다.
그러면서 "이번 4월 임시국회가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살릴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며 "27일 산중위 법안소위, 29일 본회의에서 손실보상 법안이 반드시 통과될 수 있도록, 기재부 등 정부도 국회의 논의에 적극 협조하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