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대선주자들 '친문적자' 이미지 만드려 러브콜
야권 '윤석열 관계' '전직 대통령 사면론' 예의주시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이 최근 귀국하면서 내년 대선에서의 역할론이 주목된다.
27일 여권 복수 관계자들에 따르면 양 전 원장은 지난 1월부터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객원 선임연구원으로 활동하다가 최근 귀국했다.
양 전 원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내각에 합류하지 않으며 '정치적 야인(野人)'으로 지내왔지만, 정권 실세로 통하며 국정운영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쳐왔고 최근까지 차기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특히 여권 주요 대선주자들은 물밑에서 양 전 원장에게 꾸준히 러브콜을 보내왔다. 양 전 원장과 손을 잡는 것이 문재인 정부와의 관계를 확인하는 '끈'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양 전 원장은 지난해 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김경수 경남지사, 이광재 의원 등 여권 잠룡들과 잇따라 만남을 가진 바 있다.
여권 일각에선 "문 대통령이 쳐낸 사람"이란 견제성 발언도 나오지만, 양 전 원장이 문재인 정부에서 갖는 상징성은 여전하다는 평가가 우세한 상황이다.
양 전 원장은 지난해 연말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의 교체설이 나오면서 청와대 참모들과 친문 그룹으로부터 등판을 요구받기도 했다. 평소 참모들에게 존댓말을 쓰는 문재인 대통령이 "양비(비서관)"로 부르며 격의 없이 대하는 몇 안 되는 인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양정철 귀국에 野키워드…'윤석열 관계' 'MB‧朴 사면론'
정치권은 그의 귀국 이후 행보가 야권 대선지형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양 전 원장은 범야권 대선주자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각별한 관계였지만, '조국 사태' 이후 거리감이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근까지도 윤 전 총장 주변 인물을 설명할 때 양 전 원장의 이름이 빠지지 않는다. 윤 전 총장이 문재인 정부의 검찰 수장에 오르기까지 양 전 원장의 역할도 적지 않았다는 해석이 많다.
아울러 국민의힘 내부에서 논란이 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과도 맞닿아 있다. 양 전 원장은 지난해부터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지속적으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등의 특별사면을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벌써부터 문재인 정권 말기에 국민화합을 내세워 대대적인 사면이 단행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양 전 원장을 중심으로 사면론을 띄우고 문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는 방식의 시나리오다.
여권 관계자는 "양 전 원장이 '내 역할은 끝났다'고 수차례 말해왔는데, 문재인 정부 이후에는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라며 "누구에게 미움을 받더라도 당연히 정권재창출에 힘을 보태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