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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사망 손정민 父 “카이스트 다니다 의대생 된 아들의 주검, 화장해도 될까요?”


입력 2021.05.03 21:59 수정 2021.05.04 05:07        양창욱 기자 (wook1410@dailian.co.kr)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우리 부부는 더 이상 잃을 게 없다. 아들 잃게 한 사람 영원히 괴롭힐 것”

대학 동문·친구들 "항상 밝고 쾌활했던 친구" 애도…사인 둘러싼 각종 의혹때문에 인터뷰 거절 분위기

고 손정민씨ⓒ손정민씨의 아버지 블로그

서울 한강공원에서 잠이 들었다가 사라진 지 닷새 만에 주검으로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22)씨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의 한 병원에는 3일 하루종일 인적이 뜸하다가 저녁 무렵부터 인파가 붐비기 시작했다. 주로 정민 씨의 대학 동문 등 학교 친구들이 많았다.


아들의 타살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는 아버지 손 씨는 기자들을 피하지 않았다. 손 씨는 데일리안 기자에게 “불쌍한 아들을 빈소에 내버려 둔 게 너무 미안하다”며 “처음에는 아들을 부검하고 싶지 않았다. 너무 깨끗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들이 억울하게 죽은 원인을 밝혀야했기에 결심했다. 우리 부부는 더 이상 잃을게 없다. 아들을 잃게 한 사람을 영원히 괴롭힐 것이다”고 토로했다.


기자가 정민 씨는 어떤 아들이었는지 묻자 "저에게는 항상 전부였지만 아들이 성인이 되고 나서는 내가 별로 필요가 없나, 아들 머릿속에는 친구나 다른 것들이 차지하고 있고 이제 아빠가 필요없는 시기가 되었나, 이런 생각을 자주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아들을) 필요로 하는 시기에 아들은 모든 것을 다 줬기에 나도 주고 싶은게 너무나 많았는데 줄 수가 없어서 너무 가슴이 아프다. 가족 셋이 여행다녔던 때가 제일 행복했던 기억이고 전부였다"고 덧붙였다.


손 씨는 이어 "아들한테 잘 해주고 싶고 부모 마음이야 다 똑같다. 저도 외동 아들이고 누나가 둘 밖에 없다. 심지어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아들이랑 모든 것을 함께하고 싶었다. 내가 오래오래 살아서 아들을 편하게 해주고 싶었는데 이런 날이 올 줄은 정말 몰랐다. 어디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고 자랑스러운 아들이었다. 아들을 이렇게 만든 사람을 꼭 잡아야 한다"고 울먹였다.


손 씨는 특히 "제가 용산경찰서에 전화해 무엇을 물었는지 아느냐"고 기자에게 반문한 뒤 "아직 우리 아들의 장제를 못정해서 화장할지 매장할지, 화장해도 되는지 알고 싶어 의견을 달라고 국과수에도 요청했다"고 말했다.


대학 동문들과 동네 친구들은 한결같이 성격좋고 밝고 쾌활했던 친구로 정민 씨를 기억했다. 정민 씨가 의대생이 되기 전 다녔던 카이스트 동기였다는 A씨는 "항상 쾌활하고 항상 밝았던 친구"라며 고인을 애도했다.


이와 관련해 정민 씨의 아버지 손 씨는 "아들은 현재 중앙대 의대 본과 1학년에 재학 중이었고, 카이스트는 3개월 정도 다녔다"면서 "원래 본인이 의학에 뜻이 있었고 한번 도전해보겠다고 해서 카이스트를 휴학하고 서울로 올라오게 됐다"고 전했다.


같은 동네 친구로 정민 씨와 유치원과 초등학교, 고등학교를 같이 다녔다던 B씨는 "초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매일 같이 어울려 다녔고 학원도 같이 다녔다"며 "고등학교 때 분반이 되고 특히, 정민이가 과학중점반 친구들과 자주 어울려 많은 왕래는 없었지만 항상 밝은 친구였다"고 전했다.


이날 빈소에 모인 정민 씨의 동문들과 친구들은 정민 씨의 사인을 둘러싼 이런 저런 의혹과 시비에 부담을 느껴서인지 데일리안의 인터뷰 요청을 한사코 거절하는 분위기였다.

양창욱 기자 (wook14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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