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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결코 헛되지 않은, ‘임정희’의 3년 5개월 공백


입력 2021.05.25 13:28 수정 2021.05.25 14:05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새 싱글 '낫 포 세일' 5월 20일 발매

ⓒP&B엔터테인먼트

2005년 ‘뮤직 이즈 마이 라이프’(Music Is My Life)로 가요계에 발을 들여 놓은 가수 임정희는 16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덕업일치’의 삶을 살고 있다. 음악을 덕질하고, 업으로 삼을 수 있음에 그저 감사하면서.


무려 3년 5개월이라는 긴 공백을 마치고 돌아온 임정희는 타이틀곡으로는 처음으로 자작곡을 들고 나왔다. 그간 수록곡들로 자작곡을 선보인 적은 있지만 타이틀곡으로 자작곡을 내세웠다는 건, 본격적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줄 준비가 되었다는 의미다. 3년 5개월의 공백은 본인이 말하고 싶은 것, 말하고자 하는 것을 찾기 위한 시간이었다.


“쉰 기간이 3년 5개월이나 된지 몰랐어요. 제 나름대로 가야할 방향과 길을 찾아가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과거엔 이 시간들이 그냥 흘려보내는 시간이란 생각도 들고, 마냥 불안한 시간이란 생각도 있었죠. 그런데 저에겐 방해받지 않고 집중하는 시간이 중요했어요. 이젠 저를 채워나가는 시간이고, 좋은 음악으로 길게 활동하기 위해서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지 고민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어떻게 보면 그 시간을 통해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지난 20일 발매된 신곡 ‘낫 포 세일’(Not 4 Sale)은 세상이 정한 프레임과 기준 속에서 흔들리고 작아져도 나의 존재와 가치를 믿고 타협하지 않고 당당히 나아가고 싶다는 임정희의 마음을 그대로 담아낸 곡이다. 주로 발라드를 부르던 임정희는 이번엔 경쾌한 분위기의 알앤비 소울 장르의 곡을 썼다. 어릴 적부터 좋아했고, 듣고 자랐던 1960년대 모타운 스타일 음악을 시도한 것이다.


‘낫 포 세일’은 스스로에 대한 위로이자, 노래를 듣는 모든 사람들에 대한 위로이기도 하다. “당신은 살수도 팔수도 없는, 숫자로 가치를 정할 수 없는 커다란 존재”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세상이 급변하고 길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사람들이 서로 살아가는 모습은 달라도 실패하고 좌절하고, 또 이것들을 이겨내는 비슷한 감정을 공유한다는 생각으로 곡을 쓰게 됐어요. 남들이 세운 기준이 아닌, 내 안의 힘을 믿고 나아가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작지만 행복한 것들을 찾고, 있는 그대로 자신의 존재를 받아들여 달라는 거죠.”


ⓒP&B엔터테인먼트

임정희 역시 가수로서 ‘대중이 좋아해줄까’라는 질문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하지만 공백을 통해 그는 자신의 안에 있는 힘을 믿고 갈 용기를 얻게 됐다. 그리고 지오디 멤버이자, 그의 오랜 친구인 김태우가 차린 기획사에 들어간 것도 그에겐 큰 힘이 됐다. 두 사람은 우정과 동시에 신뢰를 나누는 사이였다.


“태우 씨는 제가 들려주는 음악을 듣곤 ‘좋다’고 말해줘요. 저에겐 없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분이죠. 늘 좋은 부분을 생각하란 식이죠. 뮤직비디오 촬영할 때도 힘을 많이 줬어요. 덕분에 주저하지 않고 잘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너무 칭찬이 많이 해줘서 가끔은 의심스럽기도 하지만요(웃음).”


이번 앨범은 임정희의 ‘처음’을 상기시킨다. 한 달여를 집에 틀어박혀 작업을 하면서 고통스럽기도, 즐겁기도 했던 이번 기억은 임정희에겐 새로운 출발점이다.


“고등학교 때 친구들, 대학교 때 친구들과 함께 편곡 작업을 했어요. ‘결말을 모르기 때문에 과정을 즐기자’고 말하면서 새벽까지 작업했죠. 마치 신인의 마음으로 돌아간 것 같았어요. 어렸을 때 땀 흘리며 연습하고, 의견을 나누고 했던 그 때의 기억과 맞물리더라고요. 훗날에 이 앨범은 저에게 신인 시절의 열정을 떠오르게 하는 그런 앨범으로 기억될 것 같아요.”


취미가 업이되면 싫어진다는 말이 있지만, 임정희에게만은 예외다. 그는 “저의 취미이자 행복인 음악을 직업으로 삼고, 이 음악을 사람들에게도 나눠드리고 싶다”고 말한다. 그리고 ‘낫 포 세일’을 통해 마음을 꺼내 놓을 용기를 얻은 만큼, 앞으로 자신의 마음을 나누는데 더 힘을 쏟을 예정이다.


“오랜 공백을 통해 얻은 용기를 바탕으로 앞으론 더 활발히 활동하고 싶어요. 앞으로 여름과 가을, 겨울 계절에 맞는 싱글을 선보일 계획이에요. 앞으론 공백이 길지 않게 자주 활동하는 방향으로 대중들을 만나려고요. 나의 음악을 고집하기 보단,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주실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 싶어요.”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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