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추미애, 이번에는 한동훈과 '불꽃 설전'…왜?


입력 2021.05.25 05:00 수정 2021.05.25 10:03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법조계 "추미애, 대권 앞두고 과오 포장 의도…침묵은 패배라는 법조인적 인식 깔려 있어"

"유력 대권주자 윤석열 견제 선제적 대응 측면도 있는 듯"

한동훈 검사장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한동훈 검사장이 독직폭행 사건을 놓고 반박·재반박을 주고받으면서 이른바 '장외 설전'을 이어가고 있다.


대선 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추 전 장관이 검찰개혁 명분을 회복하고 공약으로 내세우기 위해 자신의 직권남용 논란 관련해 적극 대응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검사장은 지난 21일 압수수색 과정에서 자신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정진웅 광주고검 차장검사 재판에 피해자 신분으로 나와 "채널A 수사는 정치적 수사였고 (검·언유착) 프레임을 갖고 사건을 조작하는 게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고 증언했다.


이에 추 전 장관은 다음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명백히 사실이 아니므로 바로 잡는다"며 "장관 수사 지휘권 발동은 독자적 수사가 진행된 다음에 이뤄졌으므로 한 검사장의 의심은 잘못됐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또 23일에는 "수사검사에 대한 고소와 소송 남발, 허위 증언 등으로 공정과 상식을 무너뜨리고 있다"며 한 검사장을 거듭 비판했다.


한 검사장과 추 전 장관의 악연은 지난해로 거슬러 올라간다. 추 전 장관은 법무부 장관 재임 당시 채널A 이동재 기자와 한 검사장이 공모행위를 저질렀다고 단정지었고, 1년에 3차례 한 검사장 좌천 인사를 한 데 이어 감찰까지 단행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대결 과정에서 윤 총장의 최측근을 쳐내려 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추 전 장관은 무리한 수사지휘권 행사, 이른바 '한동훈 방지법' 시도 등으로 여론의 거센 반발을 샀다. 설상가상으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가 한 검사장의 검·언유착 의혹에 대해 불기소 및 수사 중단을 권고하면서 추 전 장관은 무리수를 뒀다는 혹평을 면치 못했고, 임명 1년여 만에 '사실상 경질' 당하는 주요 계기 중의 하나가 됐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1월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공수처 현판 제막식에서 현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복수의 정가 인사들에 따르면, 추 전 장관은 대권 도전 최종 결심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 전 장관이 대권레이스에 뛰어들 경우 검찰권 남용을 근절한다는 검찰개혁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워야 하지만, 본인이 장관 재임 시절 직권을 남용해 정치적 수사를 벌였다는 지적은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는 만큼 적극적인 방어에 나서고 있다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전 대전시의원인 김소연 변호사는 "대권을 노리는 추 전 장관은 과거에 자신이 저지른 무리한 행동들을 검찰개혁이라는 명분으로 포장해야 하는데, 한 검사장의 반박으로 약점을 찔렸다"며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가급적 발언을 아끼는 정치인들과 달리 또박또박 자기 방어권을 실현하는 법조인 한 검사장의 태도가 굉장히 얄미우면서도 아팠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자유법치센터 대표 장달영 변호사는 "수사지휘권 발동이나 찍어내기 인사를 벌였던 과거의 자신을 방어하려는 의도"라며 "법조인들은 본인 이름이 걸린 사안에 대해 침묵하는 것은 패배와 다름없다는 인식이 강해 공방이 격화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유력한 야권 대선 후보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견제 의도가 깔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장 변호사는 "애초 한 검사장은 윤 전 총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돼 왔다"며 "반드시 본인의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더라도, 여권 인사로서 윤 전 총장의 오른팔을 견제하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도 "만약 윤 전 총장이 정권을 잡으면 한 검사장은 중용되거나 유력한 정치인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며 "한 검사장의 지적에 추 전 장관이 곧바로 발끈한 이면에는 본인이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나중에 정치적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배운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