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상승세 이어가…여론조사 지지율 30% 돌파해
"당심·민심 달라 의미 無" vs "당심이 민심 따라갈수도"
1차 컷오프 당원투표서 1위할 경우 '대세론' 굳힐 수도
컷오프 5명 후보 면면 따라 최종 승리 가능성도 달라져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선출 레이스 초반 이준석 전 최고위원의 돌풍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전 최고위원의 맹렬한 기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를 놓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과연 6·11 전당대회 당일까지 파죽지세가 이어질지 여부를 판단할 1차 분기점은 1차 컷오프 결과가 공개될 오는 27일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전 최고위원의 상승세는 당대표 경선을 앞두고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확연하게 나타나고 있다. 급기야 여론조사전문업체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22일 조사해 공개한 차기 당대표 적합도에서 이 전 최고위원이 30%를 돌파하며 나경원 전 의원(17.4%)을 크게 앞섰다.
3위를 기록한 주호영 의원의 9.3%와 나 전 의원의 지지율을 합쳐도 이 전 최고위원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고, 초선의 김웅(5.0%)·김은혜 의원(4.9%)이 주 의원의 뒤를 이으며 신진 세력의 약진이 눈에 띄게 드러났다. 해당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 같은 고공행진에 이 전 최고위원의 약진을 바라보던 당 내외의 시선도 점차 변해가고 있다. 당초 신진 세력의 선전에도 "당심과 민심이 다르기에 일반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는 의미 없다"고 평가 절하했던 기류도 이제는 "당심이 민심의 변화를 따라갈 수도 있다"는 평가로 변화하는 모양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CBS라디오 '뉴스업'에 출연해 "우리 당에 있는 다른 후보들께서 당심과 민심은 다를 것이다, 이렇게 말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당에 부담을 주는 발언이다. 결국 우리가 대권을 잡겠다는 수권정당이라면 당신과 민심의 괴리가 많다는 건 대선에 빨간불이 켜진 것 아니겠나, 그런데 오히려 원하는 분들이 있다고 하면 놀라운 것"이라며 "본선에서 제가 1등을 한다 생각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단 여전히 낙관은 금물이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언론에서 주목하는 일반 국민들의 여론과 달리 실제 결과에 상당 부분 반영될 투표권을 행사할 책임당원의 정서는 소위 '신진 세력'을 향해 호의적이지 않다는 관측이다.
이 전 최고위원과 함께 당대표 경선에 도전장을 던진 5선 조경태 의원은 "언론에서 초선·청년 대 중진 구도로 프레임을 짜고 있지만, '밑바닥 정서'는 누가 출마하는지 잘 모르는 분들도 계시고 아직 마음의 결정을 내리지 않은 분들이 태반"이라고 선을 그었다.
따라서 시선은 오는 26~27일 실시된 뒤 공개될 1차 컷오프 결과에 쏠리고 있다. 이번 컷오프 여론조사는 당원투표 50%, 일반 여론조사 50% 비율을 반영한다.
최근 실시됐던 여론조사의 표본이 무작위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됐던 만큼 당원들의 여론을 충분히 반영했다고 하기엔 설득력이 부족했기에, 당비를 납부하는 책임당원들의 '진짜 여론'을 판단할 수 있는 첫 번째 근거가 이번 컷오프 결과라는 평가다.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통화에서 "1차 컷오프 당원투표 결과에서도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승리할 경우, 전당대회 당일까지 '이준석 대세론'이 굳어질 수도 있다고 본다"며 "결과를 유심히 지켜봐야 할 것"이라 전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준석 돌풍은 국민의힘의 변화를 바라는 중도보수층의 희망과 여론조사에서의 예상 밖 선전을 통한 '바람 효과'가 결집된 것이라 본다"며 "이러한 배경에서 당원의 표심까지 일반적인 민심과 대동소이한 것으로 나타난다면, 더욱 승산 있는 후보로 가능성이 증명되며 추가적인 상승효과가 날 수 있을 것"이라 평가했다.
한편 출사표를 던진 8인 중 누가 5명 안에 들어 최종 본선에 진출하느냐도 이 전 최고위원의 당선 가능성을 가늠해 볼 요소라는 관측도 있다.
영남을 기반으로 하는 후보들이 복수로 들어갈 경우 영남표의 분산이 불가피한 탓에 신진 세력에게 유리한 구도가 형성되고, 영남 후보가 단수로 들어갈 경우 당원들의 표가 한 후보로 몰리는 결집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이다.
한 국민의힘 핵심관계자는 "이준석 전 최고위원과 나경원 전 의원, 주호영 의원이 '3강'으로서 안정권을 형성한다고 보았을 때, 나머지 두 자리를 당원 분포가 가장 많은 영남 출신의 후보가 차지하느냐, 수도권을 기반으로 한 신진 세력이 차지하느냐가 변수가 될 것"이라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