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휴대폰 유통망 추가지원금 15→30%로 상향 추진

한도 2배 인상하는 ‘단통법·지원금 공시기준 고시 개정안’ 마련

공시변경일 월·목요일 주2회로 지정…이통사 경쟁 활성화 기대

서울 강변 테크노마트 스마트폰 집단상가 한 판매점에서 고객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정부가 휴대폰 유통점에서 지급하는 추가지원금을 기존 공시지원금의 15%에서 30%로 두 배 상향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휴대폰 구매가격을 낮춰 가계통신비 부담을 덜고, 이용자 차별 행위를 개선하는 것이 골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6일 제21차 방통위 전체회의를 열고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과 지원금 공시·게시 방법 등에 관한 세부기준(고시)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단통법은 2014년 10월 시행 이후 끊임없이 실효성 논란에 시달렸다. 소비자를 보호하고 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도입 취지는 좋았지만, 아직도 소비자들은 ‘성지’를 찾아 헤매고 있고, 치솟는 휴대폰 가격도 잡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돼 제도 개선 논의가 이어져 왔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월평균 단말기 구매비용은 2013년 8000원에서 2019년 2만8000원으로 증가했다. 단말기 가격이 점점 비싸지고 있으나 공시지원금은 이동통신사 간 경쟁 미흡으로 오르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나타났다고 방통위는 분석했다.

방통위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공시지원금을 확대하고 공시주기를 개선해 이용자의 단말기 구매 부담을 경감하는 정책방안을 추진한다.

먼저 유통점이 지급할 수 있는 추가 지원금 한도를 현행 15%에서 30%로 상향한다.

현재 유통점은 공시지원금의 15% 범위에서만 이용자에게 추가로 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다. 그러나 일부 유통망에서 법정 한도를 초과해 불법 지원금을 지급하는 등 오히려 법을 지키는 대다수 유통점의 가격 경쟁력이 저하된다는 지적이 지속해서 제기돼왔다.

방통위는 이를 30%로 올리면 이용자들이 최대 4만8000원(7만원대 요금제 기준)의 지원금을 더 받을 수 있게 될 것으로 계산했다. 특정 유통점에 집중됐던 장려금이 법을 지키는 일반 유통점으로 일부 이전되면서 15%를 초과하는 불법지원금 지급도 줄어드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방송통신위원회 로고.ⓒ방송통신위원회

이통사의 공시지원금 변경일은 기존 7일 유지에서 월요일과 목요일에 할 수 있도록 주기를 단축했다.

현재 이통사는 지원금을 공시하는 경우 이용자 혼란 방지를 위해 7일 동안 동일한 지원금을 유지해야 한다. 최초 공시 이후 7일이 지나면 언제든지 변경이 가능해 이용자 입장에서 언제 지원금이 변동될지 예측하기 어려웠다고 방통위는 지적했다.

7일의 유지기간이 신속한 공시지원금 변동을 어렵게 해서 이통사 간 경쟁을 저하한다는 문제 제기도 있었다. 이에 방통위는 지원금 변경이 가능한 날을 월, 목요일로 지정해 최소 공시 기간을 3~4일로 단축하기로 했다.

방통위는 경쟁상황 변화에 따른 신속한 공시지원금 변경이 가능해져 공시지원금 경쟁이 유도되고, 이용자의 예측가능성을 높여 선택권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추가지원금 한도 상향을 위한 단통법 개정은 법률개정사항으로 향후 입법예고 등 정부입법절차를 거쳐 최종안을 국회에 제출한다. 공시주기 변경은 고시 개정사항으로 규개위와 법제처를 거쳐 위원회 의결을 통해 시행할 예정이다.

방통위는 단통법 개정안 관련 후속 추진 대책도 시행할 방침이다. 휴대폰 유통점은 추가 지원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으나, 추가 지원금에 대한 설명이 미흡해 이용자가 혜택을 모르고 가입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추가지원금에 대해 설명·고지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하는 경우에는 법 위반으로 제재가 가능하다. 방통위는 추가 지원금 지원 한도와 해당 유통점이 지급할 수 있는 실제 금액을 이용자에게 명확히 설명하는지 점검할 계획이다.

불법지원금으로 오인하게 하는 허위 과장광고에 대한 집중 점검도 실시한다. 서비스 약정에 따라 적용되는 요금할인, 카드 제휴 할인, 중고폰 반납 금액 등 정당한 할인 금액을 단말기 지원금으로 오인해 이용자를 기만하는 허위·과장광고에 대해 집중 점검할 예정이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이용자가 체감하기에는 인상 폭이 작다고 볼 수 있으나, 중소 유통점의 대형 유통점에 대한 가격 경쟁력 저하 우려와 유통점 간 지급 여력에 따른 이용자 차별 발생 가능성 등을 고려해 인상폭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이용자의 단말 구매 부담을 경감하는 다양한 정책방안을 추진하겠다”며 “국민이 실제로 정책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이동통신서비스 관련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적극적인 협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