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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선의 메모리즈㉛] ‘3대째 배우 맛집’ 불 밝힌 박노식-준규-종찬․종혁


입력 2021.05.28 08:36 수정 2021.05.28 08:50        홍종선 대중문화전문기자 (dunastar@dailian.co.kr)

'보이스킹' 3라운드에 진출한 배우 박종찬 ⓒMBN 제공

실력파 가수들과 오랜만에 만나 반가운 이들의 근황을 알 수 있는 MBN 음악예능 ‘보이스킹’에서 “어디서 봤지?” 싶은 얼굴이 보였다. 분명 눈에 익은 이목구비의 남자 출연자가 YB(윤도현 밴드)의 노래 ‘흰수염 고래’를 불렀다.


배우 박종찬이었다. 본 적이 없는데 왜 눈에 익나 했더니 엄마인 배우 진송아를 빼닮았다. 진송아 씨는 TV조선 가족예능 ‘인생감정쇼 얼마예요?’를 하며 만났었다. 진송아의 얼굴에서 성별을 바꾸고 세월을 되돌리니 박종찬이다. 외모만 닮은 게 아니라 패션 감각이 좋은 것도 같다. 검색해 보니, 어머니의 젊은 시절처럼 연극을 하고 뮤지컬을 하고 있다,


진송아의 아들이면 배우 박준규의 아들이라는 사실에 생각이 미치자 박노식-쥰규-종찬․종혁 ‘3대째’ 배우를 한다는 사실에 새삼 주목이 됐다.


액션 되는 성격파 배우 박노식이 한국영화에서 차지하는 의미는 각별하고, 코믹과 액션을 넘나드는 ‘쌍칼’ 박준규의 존재감은 뚜렷하다. 둘째 박종혁은 아버지와 통신회사 서비스 CF를 찍어 알고 있는데, 얼굴 하관과 유쾌한 에너지가 아버지를 닮았다. 첫째 박종찬은 ‘보이스킹’을 통해 알게 됐는데, 어머니 같은 진지함과 정통의 미모를 지녔다.


3대를 이어 배우를 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모든 배우의 자식이 배우를 하지는 않는다. 장점보다 단점을 더 크게 느껴 험난한 길에 애초에 발을 들이지 않게 하려는 부모들도 있다. 한다고 해서 모두 성공하지도 않는다. 아버지나어머니, 언니나 형, 오빠나 누나와 똑같은 직업군의 연예인이 됐지만 빛을 못 본 경우도 많다.


부모의 덕도 크지만 그늘도 깊기 때문이다. 실재야 어떻든 ‘부모찬스’ 덕분에 진입장벽이 낮았을 거라는 시선을 받아야 하고, 그렇지 않다는 것을 계속해서 실력으로 입증해야 한다. 청출어람은 못 되더라도 부모와 다른 자신의 색깔과 존재감을 인정받아야 한다. 배우 김무생의 아들임을 감추지 않은 김주혁, 김용건의 아들임을 알리지 않은 하정우가 배우로서 성공한 이유다.


배우 박준규-종혁 부자. '피는 못 속이링' CF의 한 장면 ⓒ화면 갈무리

일단 박노식 배우에 이어 박준규까지는 ‘배우 DNA’가 입증됐다. 3대 종찬, 종혁이 향후 보여줄 행보에 따라 ‘배우 맛집’의 집안이 될지 판가름될 것이다. 2대 박준규는 3대를 이은 ‘배우 맛집’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을까.


배우 박준규는 27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두 가지를 얘기했다. 하나는 선친께서 박준규를 보며 느꼈듯, 본인 역시 자식들을 보며 “피는 못 속이는구나, 배우라는 직업에 관심이 크고 무엇인가를 표현하는 일에 희열을 느끼는 사람이구나”라는 걸 느낀단다.


“애들은 더하죠. 엄마도 연극했던 배우잖아요. 가까이 있는 것을 자주 접하며 호기심도 느끼고 흥미도 생기는 건데 보고 자란 게 그것이기도 하고, 너무 봐서 싫을 수 있는데 그걸 좋아하는 아이들이었다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둘째는 자연스러운 연기 교육이 이뤄질 수 있는 가정환경을 얘기했다.


“아버지(박노식)께서 배우가 되겠다는 저를 막으신 적이 없어요, 저도 아이들의 진로를 반대한 적이 없고요. 배우가 되려는 자식의 아버지 역할은 제 아버지께 배운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아버지께서는 제가 어떤 캐릭터 표현에 힘들어 할 때 스윽 오셔서 대본을 한 번 읽어 주셨어요. 그럼 인물이 보이고 어떻게 해야할지 길이 보이는 느낌이 있었거든요. 저 역시 다른 걸 도와주는 게 아니라 대본 보고 저 나름대로 인물 분석하고 감정 다잡은 뒤 읽어 내려가요. 이론 교육과는 또 다른 수업이 된다고 믿습니다. 그 나머지는 아이들이 각자 헤쳐 나아갈 몫이죠.”


이제 시작하지만 장차 크게 성공할 위인의 첫걸음이어서 ‘떡잎부터 다른’ 맛집도 있갰으나, 대를 이어가며 노하우를 축적하고 계승해 가는 맛집의 경쟁력은 만만치 않다. 재벌가의 대를 이은 세습은 우리 사회에 독이 되지만, 3대째 우동 맛집은 덕이 된다. 대중에게 즐거움의 덕을 선사하는 ‘배우 맛집’이 되기를 응원한다.

홍종선 기자 (dunasta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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