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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히든캐스트㊹] ‘위키드’ 백두산 “호기심으로 시작한 뮤지컬, 지금은 진심이에요”


입력 2021.05.28 17:13 수정 2021.05.28 17:15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위키드' 6월 27일까지 부산 드림씨어터 공연

<뮤지컬에서 주연배우의 상황을 드러내거나 사건을 고조시키는 배우들이 있습니다. 코러스 혹은 움직임, 동작으로 극에 생동감을 더하면서 뮤지컬을 돋보이게 하는 앙상블 배우들을 주목합니다. 국내에선 ‘주연이 되지 못한 배우’라는 인식이 있는데, 이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고자 합니다.>


ⓒ에스앤코

발레 전공자였던 백두산을 뮤지컬 배우의 길로 이끈 건, 우연히 발견한 오디션 포스터 한 장이었다. 영상으로만 접했던 뮤지컬 ‘캣츠’의 오디션에 호기심 반, 재미 반으로 지원했는데 덜컥 합격하면서다.


얼떨결에 데뷔한 그 무대의 감동은, 지금도 그를 무대에 설 수 있게 했다. 백두산은 ‘캣츠’를 시작으로 ‘빌리엘리어트’ ‘시카고’ ‘아이다’ ‘위키드’ 등 대작에 연이어 출연하면서 자신이 맡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현재 공연되고 있는 뮤지컬 ‘위키드’에선 스윙 및 댄스 캡틴으로서 참여하며 극을 더 풍성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뮤지컬 무대에 처음 올랐던 당시가 어떤 기억으로 남아있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익숙하지 않은 스타일의 춤을 추며 노래까지 한다는 게 너무나 어렵고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배우가 직접 1시간정도 분장을 하고 가발은 귀를 가려서 소리도 잘 안 들렸고요, 경사무대란…. 솔직히 처음 접해서 충격적이었습니다. ‘캣츠’는 무대 뒤편이 높고 앞이 낮은경사형으로 무대 세트나 군무가 관객들에게 잘 보이도록 연출되어 있어 안무를 소화하기 까다로운 면이 있습니다. 검비고양이 제니애니닷 군무의 탭댄스는 배우면서 정말 여러 번 포기했던 기억이 나는데요. 첫 공연을 보신 어머니께서 너무 기뻐하시며 자랑스럽다고 해주셨을 때 힘들었던 순간들이 잊혀지듯 녹아내린 것 같습니다. 그리고 확실히 관객분들의 박수소리도 무용공연과는 확연히 다름을 느끼며 한 회 한 회 감사하게 공연했습니다.


-올해로 14년차 배우가 됐습니다. 결코 짧은 기간이 아니죠.


가장 많이 변한 건 작품에 대한 이해도나 애정 같습니다. 매순간 무대에 오르기 전 준비과정들이 어렵고 힘들지만 작업을 할 수 있다는 감사함에 더욱 소중함을 느끼고 노력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변치 않고 꾸준한 노력이 제일 큰 무기란 생각이 듭니다.


ⓒ에스앤코

-현재 출연 중인 ‘위키드’ 의 모든 시즌을 함께하고 있는데요.


뮤지컬을 하면서 첫 댄스캡틴이라는 역할을 맡은 작품이 2013년도 ‘위키드’ 초연 때였어요. 의욕만 앞서 실수도 많았고 소통이 중요한 포지션인데 미숙해서 잘 해내지 못했던 기억에 아직도 후회 중입니다. 초연부터 나름 세 시즌을 참여하다보니 이번 연습 때는 댄스 수퍼바이저 마크마이어스(MarkMyars)에게 ‘위키드’ 작품 속 안무의 목적이나 동작 하나 하나의 의미, 작품 속 오즈만의 독특한 동작들의 이유 등 초연 당시 안무작업 때 있었던 에피소드 등 너무 다양한 정보들을 들으며 배웠던 연습 기간이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정도 공연의 모니터를 하는데요, 넘버 중 ‘너로 인하여’(For good)를 가장 좋아합니다. ‘이제는 내일로 나아갈 시간 항상 너의 곁에서 널 지켜줄게’라는 소절처럼 지금의 이 시기를 포기하지 않으면 밝은 미래가 원더풀하게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한결같은 부분이 있다면요?


‘위키드’의 아름답고 멋진 무대와 음악 그리고 최고의 배우와 스태프들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진심입니다(웃음).


-‘위키드’의 전시즌에 함께 하고 있는 이유를 묻고 싶습니다.


사실 제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건 아니고요. 저도 매 프로덕션마다 오디션을 봐서 합격을 했기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위키드’만이 가진 매력 때문에 계속 도전했던 것 같아요. 아름다운 음악과 멋진 무대, 설명하기 힘들만큼 멋진 춤 등 이런 모든 것의 최고의 조화라고 여기는 작품입니다.


-예비 관객들에게 ‘위키드’의 매력 중 딱 한 가지만 어필하자면요?


가장 어려운 질문이네요. 딱 한 가지를 꼽자면 암전이 약 3초만 있을 정도로 오버랩 되듯 매끄러운 무대전환이 가장 신기하죠. 무대장치와 조명, 배우들의 동선이나 춤들로 이뤄지는데 이런 다양한 요소들을 잘 관찰해보시면 더 흥미롭게 관람하실 수 있을 듯 합니다.


-이번 ‘위키드’에서 스윙으로 참여하고 계신데요. 순발력, 노련함을 요하는 포지션이잖아요. 작품 전체를 숙지하기위한 본인만의 방법이 있을까요?


사실 여러 역할을 소화해야하는 스윙 경험이 많지 않아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분들을 채우려고 합니다. 더 좋은 방법을 찾기 위해 꾸준하게 매회 노력중입니다. 맡은 4명의 동선이나 각기 다른 동작들 숙지가 관건이라, 하루에 한 명을 정해서 필요한 부분들 체크하고 숙지하고 있습니다.


ⓒ에스앤코

-아무래도 몸을 많이 써야하기 때문에 체력관리가 필수라고들 말씀하더라고요.


맞아요. 예전에는 보지도 않았던 비타민들을 챙겨먹기 시작했어요. 점점 약의 종류와 개수가 늘었네요. 하하. 근력운동과 스트레칭 위주로 운동하고 갑작스러운 상황에 대비해서 매회 준비하고 있습니다.


-‘위키드’ 무대는 관객들 입장에선 그야말로 화려하죠. 그런데 무대에 오르는 배우들에겐 아찔한 순간의 연속일 것 같아요.


화려한 만큼 배우와 스태프 사이의 약속과 큐가 많습니다. 발동작 하나, 대사 하나에 큐가 있거나 전환이 이루어지거든요. 다른 작품에 비해 테크리허설 기간이 긴 작품이 ‘위키드’입니다. 그만큼 무대와 배우가 함께 약속을 맞춰가는 과정도 복잡하고 완벽해야만 안전하게 이뤄지는 작품이죠. 긴 테크리허설 덕분에 안전하게 첫 공연을 올렸네요.


-그동안 ‘위키드’는 물론 ‘캣츠’ ‘빌리엘리어트’ ‘시카고’ ‘아이다’ 등 뮤지컬계에서도 소위 연습이 ‘빡세다’고 말하는 작품들에 많이 출연하셨어요.


모두 너무 훌륭하고 좋은 작품들이지만 그래도 첫 데뷔 작품인 ‘캣츠’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데뷔해서 정말 많은 경험과 무대에 대한 감사함, 무서움 그리고 지금까지 지속할 수 있었던 발판이 되어준 작업이라서 더 그런듯합니다. 아직도 도전하고 싶은 작품이지만 이젠 못할 걸 알기에 젤리클 고양이들의 축제가 더 그리워지네요.


-뮤지컬 배우로서 지키고자 하는 신념이 있나요?


‘주어진 역할에 진심으로 최선을 다하자’입니다. 얼마만큼의 무대가 더 주어질지 모르지만 모든 순간에 후회 없이 오르고 내려오고 싶습니다.


-최종 목표도 말씀해주세요.


최종 목표는 안무자의 길로 가는 것인데요. 조금씩 저만의 안무스타일을 만들어내는 작업을 하는 게 최종 목표입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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