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지도부, 이날까지 조국 회고록 무대응
조응천·박용진 "당 지도부 입장 정리해야"
송영길 취임 한 달 맞아 입장표명 전망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회고록 출간을 두고 논란이 커지면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곤혹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송영길 대표 등은 조 전 장관 회고록과 관련해 언급을 삼가며 거리 두기를 해왔지만, 당 지도부가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실제 조응천 의원은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당이 다시 '조국의 시간'이라는 수렁에 빠져들 수 없다"며 "(당 지도부가) 명쾌하게 입장을 정리해 일관되게 민생에 전념하는 집권여당의 듬직한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같은 날 CBS 라디에 출연한 박용진 의원도 "조국 사태는 촛불시위 이후 우리 사회에서 가장 뜨거웠던 논란 중 하나인데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넘어갈 일은 절대 아니다"며 "송영길 대표를 중심으로 새 지도부가 이런 논란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국민에게 답을 드릴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송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이날까지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았다. 당 차원의 논평이나 브리핑도 없었고, 회의에서 공개적으로 조 전 장관을 거론하는 이도 없었다. 조국 사태가 재보선 참패의 원인이라는 당내 보고서가 있었지만, 강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조 전 장관을 옹호하는 당내 여론이 만만치 않아 고심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이날 취재진과 만난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송 대표가) 여러 이야기를 들어보고 관련된 판단을 하겠다고 했다"며 "메시지를 낼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다른 지도부 인사들도 여론을 잘 청취한 뒤 필요하다면 메시지를 논의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조만간 송 대표가 조 전 장관 관련 입장표명을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민소통 민심경청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송 대표는 취임 한 달째인 오는 6월 2일 민심경청 보고회를 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을 하는 방식으로 메시지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고 수석대변인은 "민심경청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그 내용을 잘 들여다보고 (메시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민심경청에서 조 전 장관 이야기가 많았느냐'는 질문에는 "당 사무처에서 정리 중"이라며 "그것보다는 코로나와 부동산 이야기가 더 많았다고 한다. 조 전 장관 관련 이야기가 많았다는 보고는 들은 바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