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기자간담회 열어 조국 사태 관련 입장 표명
박원순·오거돈 성추행 사건, LH 사태 등도 사과할듯
내년 대선 앞두고 조국 회고록으로 논란 재점화 차단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회고록 '조국의 시간'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내부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송영길 당 대표가 취임 한 달을 맞아 2일 열리는 '국민소통·민심경청 프로젝트 대국민 보고' 기자간담회에서 '조국 사태'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기로 했다.
당 지도부에선 '조국 사태' 사과에 대해 찬반 의견이 갈린 것으로 알려졌지만, 송 대표는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4·15 총선 참패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조국 사태'를 매듭지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 분노를 불러일으킨 조국 사태는 대표적인 '내로남불', '불공정' 사례로 꼽힌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송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기자간담회에서 다룰 내용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선 '조국 사태' 사과 여부에 대한 의견 수렴이 이뤄졌고, 송 대표가 직접 당의 공식 의견을 밝히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고 한다.
송 대표의 유감 표명에는 공정을 요구하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잘 헤아리지 못했다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추행 사건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사태 등에 대한 입장 표명도 있을 예정이라고 한다.
조국 사태와 관련한 민주당 지도부 차원의 사과는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019년 10월 14일 조 전 장관이 각종 의혹에 휘말려 장관직에서 사퇴하자, 같은 달 30일 이해찬 당시 당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이 검찰개혁이란 대의에 집중하다보니, 국민, 특히 청년들이 느꼈을 불공정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좌절감은 깊이 있게 헤아리지 못했다"며 "국민 여러분께 매우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다만 송 대표가 조국 사태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고 하더라도 당내 논란이 쉽사리 가라앉을지는 불투명하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의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조국 사태가 한창일 때 치러진 총선에서 압승을 거뒀다. 국민들이 정말 '조국 사태가 잘못됐다'고 판단했으면 우리당에 표를 몰아줬겠느냐"며 "조국 사태가 재보선 패배 요인 중 하나로 거론되는 것도 이해하기 힘들고, 당 차원에서 사과하는 것도 불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른바 '조국 백서'로 불리는 '검찰개혁과 촛불시민' 집필에 참여하며 '조국 키즈'로 불리는 김남국 민주당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조 전 장관이) 민주당 사람이라고 보기도 어려운데 민주당에서 사과를 하는 것이 맞나"라며 당 차원에서 조국 사태에 대해 사과할 필요가 없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