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선서 대구·경북 표 이재명이 빼갈 것
우리 당의 TK 표는 누가 앞장서 지키겠느냐
이준석, 전당대회 흥행 일으켜준 것 고맙지만
바람이 유리창 깨면 대선 앞두고 자중지란"
국민의힘 6·11 전당대회에 당대표 후보로 출마한 주호영 의원이 경북 안동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내년 3·9 대선에서 대구·경북(TK) 표를 빼앗으려 할 것이라며, TK 출신인 자신이 당대표가 돼서 안방을 지켜야 한다는 점을 부각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은 3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은 대구 표를 김부겸 총리를 통해서 빼갈 것이고, 경북 표를 이재명 지사가 빼갈 것"이라며 "우리 당의 TK 표는 누가 지켜야 하겠느냐. 대구·경북의 자존심을 살리는 길은 여러분 손에 달려 있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우리가 배출한 두 분 대통령은 기약 없이 감옥에 있고, 영남 배제론 공격으로 텃밭에서 15년째 당대표조차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며 "대구 신공항, 낙동강 취수장 이전, 영일만 대교 건설 어떻게 할 것이냐"고 내빈석의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향해 물었다.
실제로 국민의힘은 한나라당 시절이던 지난 2006년 전당대회에서 경북 의성 출신으로 지역구가 대구였던 강재섭 의원이 대표최고위원으로 선출된 뒤로 15년째 TK 출신 당대표가 나오지 않고 있다. 주 의원이 지역 정치권의 발언권 약화를 부각하려는 과정에서 권 시장과 이 지사를 호명한 것으로 보인다.
주호영 의원은 "여기 있는 모든 후보들이 전당대회 끝나고 팔공산 갓바위 한 번 오르자"며 "우리 다 올라가서 정권교체·국운융창 한 번 기도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다같이 우리나라, 우리 당, 우리 대구·경북 힘차게 한 번 응원하자"며, "국민의힘 으라차차, 대구·경북 으라차차"라는 구호를 외쳤다.
홈그라운드에 선 주 의원이 이날 연설에서 팔공산 갓바위를 언급한 것은 경쟁 당권주자인 이준석 전 최고위원과의 '동네 뒷산 vs 팔공산' 논쟁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주 의원은 '바람'을 거론하며 재차 이 전 최고위원을 견제하기도 했다.
주호영 의원은 이준석 전 최고위원을 겨냥해 "전당대회 흥행을 일으켜줘서 고맙다"면서도 "그 바람이 유리창을 깨면 대선을 앞두고 자중지란은 불보듯 뻔하다"고 견제구를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