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의 '할당제 수혜자' 지적에
"상계동은 험지, 갖다 붙이지 말라"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준석 후보(전 최고위원)는 3일 "TK가 보수개혁 대열에 얼마나 강하게 동참하느냐에 따라 제가 당대표가 돼도 할 수 있는 일의 범위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당심과 민심을 최대한 개혁의 방향으로 가게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후보는 "제가 TK지역 민심과 당심에 있어 상당히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가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끝까지 여러 변수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공약인 '할당제 폐지'에 경쟁 후보들이 비판적 목소리를 내는 데 대해선 "다른 후보들이 거의 청개구리 공약처럼 할당제 강화를 내세우고 있다"며 "할당제가 대한민국 정치에서 20년 가까이 적용돼 왔던 룰이다. 그 룰에 따라서 과연 여성과 청년들의 정치진출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는지 다시 한번 평가 지점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대 정당에서 각자 운영했던 청년비례대표 제도의 경우 청년비례대표를 지낸 사람이 그다음 단계로 지역구에 도전해서 통과한 사례가 없다"며 "(청년 할당제가) 그냥 '자리 나눠주기'에 불과한 것인지, 아니면 진짜 오래 남을 수 있는 정치지도자를 선택하는 방식이었는지 평가해봐야 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인위적 할당제의 문제점을 꾸준히 지적해왔다고 강조하며, 자신을 '할당제의 수혜자'로 묘사한 나경원 후보를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사실 이번에 저희 당 전당대회만 봐도 제가 관심을 받으면서 청년 몫 최고위원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줄어들었다"며 "저는 어차피 경쟁 상황 속에서 청년리그와 일반리그를 따로 운영한다는 것이 결코 청년정치에 도움이 안 된다고 본다. 이 주장을 5년 전부터 다른 방송에 나가서도 청년비례대표제도에 대해 '제가 수혜자가 될 수도 있지만 반대한다'고 밝혀왔다"고 말했다.
이어 경쟁자인 나경원 후보(전 미래통합당 의원)가 작년 총선에서 청년비상대책위원 몫으로 공천을 받은 것이라고 지적한 데 대해선 "제가 계속 공천을 신청하고 선거를 치러온 서울시 노원구 상계동 같은 경우는 자원자가 없다고 할 정도로까지 어려운 지역구"라며 "할당제 사례로 적시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고 말 그대로 '갖다 붙이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선 "사실상 저희 버스가 출발하기 전에 타겠다는 의지로 화답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쟁 후보들이 '이 후보가 윤 전 총장 입당 없이 당내 경선을 치를 수 있다'며 비판 수위를 끌어올리는 상황에서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의원들과의 접촉면을 넓히며 입당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자신의 구상에 화답한 것과 마찬가지라는 뜻이다.
앞서 이 후보는 "버스는 정해진 시간에 출발한다"며 특정 후보에 대한 배려 없이 원칙에 따라 경선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후보는 최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연희동 골목상권 방문에 동행한 시사평론가 장예찬 씨와 관련해선 "호형호제하는 사이"라면서도 "이제는 부담스러워서 연락을 못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윤 전 총장 측에서 입당을 통해서 경선에 참여하겠다는 의지가 확실하다면 (제가) 설득할 수도 있고, 거꾸로 그쪽에서 문의를 할 수도 있는 것"이라며 "누가 전화 걸고 이런 것은 크게 의미를 둘 필요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