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본산 대구·경북 찾아 기존 소신 강조
"박근혜가 없었다면 이 자리 서지 못했을 것
하지만 국정농단으로 탄핵은 정당하다 생각
탄핵 '복잡한 입장' 공존해야 통합 이룬다"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경선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준석 후보가 보수세가 강한 대구·경북을 찾은 자리에서 "정치에 입문시켜 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감사하지만, 탄핵은 정당했다"는 소신을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3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당의 통합 및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원활한 국민의힘 합류 등을 위해 탄핵문제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인정해 달라 호소했다.
그는 "많은 당권주자가 이번 전당대회에서 통합을 이야기하지만 그 두 글자를 계속 외친다고 통합이 이루어지지는 않는다"며 "통합의 전제조건은 간단하며 '여러분은 다른 생각과 공존할 자신감이 있으십니까'라는 질문에 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나를 영입한 박 전 대통령에게 감사하다. 박 전 대통령이 나를 영입하지 않았다면 저는 이 자리에 서있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라면서도 "하지만 나는 내 손으로 만드는데 일조한 박 전 대통령이 호가호위하는 사람들을 배척하지 못해 국정농단에 이르는 사태가 발생한 것을 비판하고 탄핵은 정당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대법원의 판결까지 치열하게 법리를 다툰 사안이기에 그 판단을 존중한다"며 "오직 그 엄격해진 법리가 문재인 정부와 그 뒤를 따르는 인사들에도 적용되기를 바랄 뿐"이라 설명했다.
그는 "이런 이준석의 생각과 공존할 생각이 있느냐"며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본인의 생소한 이름이 미국에서 성공의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밝혔던 것처럼, 내가 믿는대로 탄핵에 대한 내 복잡한 입장이 정치적으로 공존할 수 있다면 우리는 큰 통합을 이룰 수 있다"고 외쳤다.
이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탄핵에 관한 이야기를 굳이 꺼낸 이유는 세상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준석의 이런 생각을 대구·경북이 품어주실 수 있다면 우리 사이에서 다시는 배신과 복수라는 무서운 단어가 통용되지 않을 것"이라 내다봤다.
또 "당대표로 직을 수행하는 동안 공적인 영역에서는 사면론 등을 꺼낼 생각이 없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어차피 사면은 본인의 판단에 따라 결정하실 분이고 나는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인 공격의 빌미를 줄 생각이 없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사로운 고마움은 다른 방식으로 갚을 것"이라 다짐했다.
아울러 이 후보는 "당대표직을 맡겨주신다면 성실하고 겸손하게 직을 수행하여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준석을 영입한 것은 정말 잘한 일이라는 평가를 두루 받고 명예를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