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서울 빨리 가자는 건데"…GTX 수혜 지역 집값 서울마저 제쳐


입력 2021.06.18 05:58 수정 2021.06.18 11:33        황보준엽 기자 (djkoo@dailian.co.kr)

의왕시 집값, 강남권인 강동구도 제쳐…1억원 가까이 비싸

전문가 "단기간 급등해 비정상적 가격, 추격 매수 신중해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이 '집값 안정'과 '교통 개선'이라는 당초 계획과는 달리 수도권 집값의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다.ⓒ데일리안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은 집값 안정화와 교통난 해소에 목적이 있다. 서울 도심까지 빠르게 진입할 수 있도록 서울에 집중된 수요를 분산하고, 경기 지역의 교통여건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초 계획과는 거꾸로 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GTX가 지나거나 정차역이 생길 가능성이 있는 수도권 지역에서 아파트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정차역이 생길 수 있다는 기대감만으로도 웬만한 서울 지역의 아파트값을 넘어선 곳도 나왔다.


1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경기도 의왕시 '인덕원 푸르지오 엘센트로' 전용면적 84㎡는 지난 6일 16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가(15억3000만원) 대비 1억원이 오른 가격이다. 현재 호가는 17억원 이상으로 오른 가운데 최대 20억원의 매물까지 등장했다.


이 단지는 행정구역상 의왕시에 있지만 GTX C노선 신설역으로 거론되는 도시철도 1호선 의왕역보다 4호선 인덕원역과 거리가 더 가깝다.


의왕시 내손동 '포일자이'전용 84㎡는 지난달 27일 11억6500만원으로 신고가를 경신했다. 단지는 인덕원역에서 차로 5~10분 거리에 있다.


해당 거래가라면 서울에서 집을 구매하고도 남는다. 중저가 아파트가 많다는 노원·도봉·강북구에 있는 웬만한 집들 보다는 훨씬 비싼 축에 속한다.


강남권으로 꼽히는 강동구 마저 의왕시의 가격을 따라가지 못한다. 강동구 고덕동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전용 84㎡의 가장 최신 거래가는 15억5000만원이었는데, 인덕원 푸르지오 엘센트로와 비교하면 1억원 가까이 저렴하다.


이들 지역의 집값이 급등하는 것은 GTX 연결 기대감 때문이다. 의왕시는 GTX-C 노선에 의왕역을 포함해 달라고 정부에 요구한 상태고, GTX 사업자 선정 입찰에 제안서를 제출한 3개 건설사(GS건설·포스코건설·현대건설) 모두 의왕역을 추가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GTX의 목적은 서울과의 접근성 개선으로 수요를 분산해 집값 안정을 도모하는 것이지만, 결과는 정반대로만 나타나는 모습이다. 되레 수도권 집값의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추격매수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주택수요를 빨아들일 만한 요인이 GTX 밖에 없는데다, GTX 수혜도 일부 단지에 국한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아무리 GTX가 설치돼 서울 접근성이 높아진다고 해도 의왕 등의 지역이 괜찮은 입지의 서울 아파트 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는 것은 비정상적"이라며 "수혜는 일부 단지에 한정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무턱대고 따라 갔다가는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WM사업부 올백자문센터 부동산수석위원은 "GTX 호재와 신축 프리미엄이 맞물려 가격이 너무 단기간에 급등했다"며 "특히 이런 거래가 일부 단지에 국한된 만큼 투자라면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권의 집값이 급등하면서 서울로 다시 수요가 몰려 시장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효선 위원은 "웬만한 서울 단지들보다도 가격이 더 많이 올라와 있는 상황이라서 지난해 만큼은 아니지만 서울로 다시 수요가 몰려들 가능성이 크다"며 "결국 시장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황보준엽 기자 (djkoo@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황보준엽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