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광주 참사 실언 논란되자 "언론에 당했다"…누리꾼 반응은

송영길, 미디어 혁신 필요 주장…"정치 소명 걸 것"

페이스북 글에는 "언론이 악의적" vs "변명 말고 신중히"

송영길(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윤호중 원내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광주 건물 붕괴참사 관련 '버스 운전자가 액셀만 밟았어도'라는 자신의 발언이 논란에 휩싸이자, "악의적인 언론 참사"라며 "회의를 취재하던 어떤 기자가 제가 드린 말씀 중 일부를 잘라내서 기사를 송고했다"고 반박했다.

앞서 송 대표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붕괴사고 대책 당정협의에서 "바로 그 버스정류장만 아니었다 할지라도, 운전자의 본능적인 감각으로 뭐가 무너지면 액셀러레이터만 조금 밟았어도 (희생자들이) 살 수 있었는데"라고 발언해 참사의 책임을 버스 운전자 개인에게 돌렸다는 비판이 일었다.

그러자 송 대표는 같은날 저녁 페이스북에서 "버스정류장이 없었다면, 그래서 버스가 바로 그 시간에 정차하고 있지만 않았다면, 혹시 버스가 사고 현장을 지나더라도, 이상한 조짐이 보였으면 운전기사는 본능적으로 승객의 안전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했을 거라는 제 심정을 표현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저는 젊은 시절 택시 몰면서 택시노조 사무국장을 했었다. 운전으로 밥을 벌고 젖먹이 애를 키웠다"며 "운전하시는 분들의 사명감을 일반인들보다 조금은 더 안다고 생각한다. 그런 제가 다른 의미를 섞었겠나"라고 말했다.

與 대응 공식?…역으로 '언론개혁' 주장

송 대표는 이를 계기로 '미디어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사회적 공기(公器)'라는 언론이 '사회적 총기(銃器)'로 작동하는 현실을 오늘 제가 직접 당했다"면서 "집권여당 대표인 제가 이럴진대, 일반 국민들은 어떻겠나"라고 탄식했다.

그러면서 "미디어 환경을 개혁해야 하는 당위성을 오늘 언론들이 만들어줬다"며 "제 정치적 소명을 걸겠다. 민주당 대표로서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대응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송 대표의 페이스북 글에는 현재 6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지지자들은 "앞뒤 맥락을 다 자르고 악의성을 띤 언론이라는 권력이 사람을 죽인다", "제발 더 늦지 않게 언론개혁에 힘써달라"고 동조했다. 그러나 "액셀러레이터 같은 부적절한 발언에 대한 성찰이 먼저다", "변명하지 마시고 앞으로는 발언에 좀 더 신중해달라"는 반응도 있었다.

정제되지 않은 발언이 비판을 받을 때 역으로 '언론개혁'을 꺼낸 경우는 또 있었다. 민주당 대선 후보로 출마한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이준석 돌풍'에 "장유유서"라고 해 논란이 커지자 "일부 언론에서 맥락을 무시하고 보도하면서 발생한 해프닝"이라며 "그래서 언론개혁이 절대 필요하다"고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