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 공유업체 에어비앤비(Airbnb)가 미국 뉴욕의 한 숙소에서 성폭행당한 여성에게 비밀유지 합의금으로 700만 달러(약 79억 원)를 지급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호주 출신의 여성 A(29)씨는 지난 2016년 새해맞이를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했다. A씨와 친구들은 맨해튼 타임스퀘어에서 남쪽에서 조금 떨어진 한 인기 숙소를 예약했다.
해당 숙소는 아파트였으며 인근 식품 잡화점에서 열쇠를 받아 체크인하는 방식이었는데 체크인 후 A씨는 친구들과 함께 바에서 시간을 보내다 일찍이 먼저 숙소로 돌아왔다. 하지만 숙소에 미리 침입해있던 한 남성이 혼자 있는 그녀를 칼로 위협했고, 결국 그녀는 성폭행을 당했다.
다시 아파트로 돌아온 용의자는 A씨와 친구의 연락으로 출동한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이같은 사실이 에어비앤비 측에 전달되면서 회사에선 즉시 위기관리를 전담하는 보안팀을 투입했다. 이들은 A씨를 위해 호텔에 숙소를 잡고, 호주에서 A씨의 어머니를 모셔온 뒤 다시 이들이 호주로 돌아가는 비용을 전액 부담했다. 또한 치료와 카운슬링 비용 역시 모두 댔다.
하지만 2년 뒤 에어비앤비는 A씨에게 700만 달러(약 79억 원)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합의를 했다. 합의 내용은 A씨가 사건을 공론화하지 않고 에어비앤비에 법적 책임을 묻거나 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A씨의 성폭행 사건은 이번 보도가 나오기 전까지 그간 세상의 빛을 보지 못했다.
현재 A씨가 받은 700만 달러는 에어비앤비가 지급한 합의금 중 역대 최대 규모로 전해졌다. 이처럼 에어비앤비는 회사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되는 사건에 대해 고객에게 매년 5000만 달러(약 570억 원)를 써온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비앤비 대변인은 블룸버그 보도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서도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합의했더라도 피해자는 본인의 경험에 대해 자유롭게 말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에어비앤비의 보안팀은 공식적인 조직으로, 고객지원과 관련된 전반적인 활동임무를 맡고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대변인은 “회사와 경영진의 우선 사항은 피해자를 지원하고, 트라우마를 겪는 이를 위해 옳은 일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