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대선주자 평가, 원전, 수술실CCTV 문제 등에 거침없는 발언
김부겸 국무총리가 3일간의 대정부질문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김 총리는 22일 대정부질문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를 시작으로 23일 경제, 24일 교육·사회·문화 분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현안에 대한 정부 입장을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야권 유력 대선주자들에 대한 평가, 이준석 현상, 원전, 부동산 등 여야 의원들의 압박 질의엔 소신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그동안 각종 현안에 대해 말을 아끼며 몸을 낮추던 김 총리가, 대정부질의를 통해 총리로서의 존재감을 본격적으로 드러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윤석열·최재형 대선출마, 정상 아냐”
“이준석 현상, 청년세대 무서운 경고”
김 총리의 거침 없는 발언은 22일 대정부질문 첫날부터 나왔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감사원장의 대선출마에 대해 ‘정상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김 총리는 ‘검찰총장·감사원장 등 권력기관 수장의 대선 출마 움직임을 어떻게 보느냐’는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두 자리가 가져야 할 고도의 도덕성과 중립성을 생각해본다면 정상적 모습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다음날 ‘이준석 현상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엔 “기성세대, 정치하는 사람들이 그동안 책임을 다 못한 데 대한 청년세대들의 무서운 경고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박성민 청와대 신임 청년비서관 임명 논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엔 “이준석 대표의 탄생으로 인한 변화의 바람을 읽어내기 위해서는 대통령 주변에도 청년의 목소리를 바로 전달하는 창구가 필요했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신한울 1호기 운영 허가 요청하겠다”
“수술실 CCTV, 정부 신중할 수 밖에”
부동산 정채 실패 인정...“죄송한 마음”
김 총리는 원전이나 수술실 폐쇄회로(CC)TV 설치 문제 등 다소 민감한 주제에 대해서도 소신 발언을 이어 나갔다.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선 ‘죄송한 마음’이라며 납작 엎드렸으며,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 등과 관련해선 ‘조금 더 지켜봐달라’며 신중하게 접근했다.
김 총리는 ‘완공된 신한울 1호기에 운영 허가가 나지 않고 있다’는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이미 완성 단계의 원전을 아무 일도 안 하고 묵히는 문제는 빨리 정리해야 한다”며 “신한울 원전 1호기 운영 허가 승인을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직접 요청하겠다”고 했다.
신한울 원전 1호기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가동이 늦어지고 있다. 김 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정부 정책과는 다소 반대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수술실 CCTV 설치 문제에 대해선 “환자의 프라이버시도 있어 이 문제에 대해 정부는 신중할 수밖에 없다”라며 “수술실 입구 설치로 국민 불신을 풀어보겠다”고 절충안을 내놓았다.
다만 의사들의 반발을 지나치게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비판과 함께, 여당에서조차 이 문제에 너무 신중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김 총리는 부동산 시장 불안과 투기 문제에 대해서는 “부동산 투기와 부동산 시장 과열 등을 해결할 방법이 있다면 정책을 어디 훔쳐오기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라며 “모두 다 이 수렁에서 빠져나오고 싶지만 빠져나올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제 능력의 부족함을 자탄하고 있다”고 솔직하게 정책 실패를 인정했다.
두 전직 대통령 사면에 대해선 “옛날처럼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사면을 결정하거나 이러기는 어렵지 않냐. 조금 더 지켜봐 주시는 게 어떨까 싶다”며 “이 문제에 대해서 대통령도 마음에 어려움이 있다는 말을 하신 걸로 안다. 다만 대통령이 고민할 고유 권한인데 총리가 어떻게 말씀드릴 수 있겠느냐”고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