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물론 민주당 내에서도 비판·우려 목소리
與 "박성민, 특화된 경력·능력 검증 됐는지 의문
여러 논란 불식시키려면 성과내고 역량 보여줘야"
野 "보여주기식 낙하산 인사…청년 기만" 맹비난
문재인 대통령이 96년생 대학생인 박성민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을 청와대 청년 담당 비서관으로 발탁한 것을 두고 "불공정 인사"라는 정치권 안팎의 비판이 점차 거세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물론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청와대가 2030 청년층 표심 공략을 위해 내놓은 '대학생 비서관 카드'가 오히려 '불공정 논란'으로 번지면서 거센 역풍에 직면한 모습이다. 박 비서관은 민주당 청년대변인으로 활동하다 이낙연 전 대표가 청년 몫 지명직 최고위원에 임명하면서 본격적으로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이낙연 전 대표 체제 때 지도부 핵심 관계자였던 민주당의 한 인사는 24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청와대 고위 정무직은 특정한 분야에 특화된 경력이나 능력, 노하우 등이 요구되는 자리"라며 "그런데 박 비서관은 그런 부분이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보통 열심히 공부해서 9급 공무원이 돼도 1급으로 승진하려면 몇 십 년이 걸리는데, 박 비서관은 그런 절차 없이 반짝 스타처럼 발탁됐다"며 "청와대가 청년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한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러 논란과 우려를 불식시키려면 박 비서관이 청년비서관으로서 성과를 내고 역량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영길 대표는 이날 '박 비서관 발탁이 불공정하다는 지적이 있다'는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얘기를 잘 듣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박 비서관을 엄호하는 목소리도 여권에서 터져 나왔다.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JTBC '썰전 라이브'에 출연해 "박 비서관은 최소한 정치권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능력을 검증받은 분"이라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도 편하게 사담을 주고받을 때 '여권 청년 여성 인사들 중에는 박 비서관이 괜찮고 훌륭하다고 본다'고 하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분간만이라도 (비서관을) 시킬 만한 사람인지 지켜봐 달라. 만일 실망시키면 제가 책임지겠다"고 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박 비서관이) 처음 청년 최고위원으로 발탁돼 민주당 안에 있었을 때 선배들이나 다른 지도부에 주눅이 들 수도 있고 눈치 보일 수도 있는데, 당내 쓴 소리를 눈치 보지 않고 했다"며 "여러 논란이 있는 만큼 본인의 노력과 실력을 통해서 청년 정책들을 하나하나 잘 만들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하겠다"고 했다.
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 위원장인 장경태 의원은 지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그는 실력으로 청년대변인이 됐다"며 "(박 비서관의) 나이와 성별로 자격과 능력을 재단하지 말고 시간을 두고 지켜봐 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황보승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보여주기식 낙하산 인사로 상대적 박탈감만 불러왔다"며 "청년 기용이 아닌 청년 기만"이라고 비판했다. 김용태 청년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평범한 청년은 평생을 바쳐 일해도 하늘의 별 따기인 1급 비서관에 민주당 이낙연 전임 대표가 '픽'했던 25세 청년을 떡하니 임명해 놓고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청와대와 민주당의 후안무치함에 안타깝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