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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이주열, 정책 엇박자 논란 수습 실패…각자 입장 재확인


입력 2021.07.02 13:42 수정 2021.07.02 13:43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프레스센터 회동 통해 정책 엇박자 논란 수습나서

긴밀한 협력 약속하면서도 각자 입장 거듭 강조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조찬 회동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재정과 통화 간 정책 엇박자 논란을 불식하기 위해 만났지만 각자 입장만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 경제 상황 인식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면서도 기재부는 확장 재정을, 한국은행은 금리 인상 필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기획재정부는 1일 홍 부총리와 이 총재가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조찬을 겸한 회동을 가졌다고 밝혔다.


두 사람 만남은 2년 7개월 만이다. 기재부는 “현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과 거시정책대응 방향을 논의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설명하지만 사실상 지난 5월 한국은행이 연내 금리 인상 계획을 발표하면서 발생한 정책 엇박자 논란을 수습하기 위한 만남이란 분석이 많다.


2년 7개월 만에 만났지만 두 사람은 각자 입장을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 기재부 발표에 따르면 두 사람은 경제 회복과 관련해 상호 긴밀히 협력하기로 하면서도 정책 방향은 유지하기로 했다.


기재부 재정정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 따른 성장잠재력과 소비력 훼손을 보완하면서 취약부문까지 경기 회복을 체감하도록 당분간 현재 기조를 견지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국은행 통화정책은 경제 상황 개선에 맞춰 완화 정도를 조정해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금융 불균형 누적 등 부작용을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사실상 두 기관 모두 기존 정책 방향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의미다.


두 기관은 지난해까지 경기 회복과 금융 불균형 등 현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을 같이 해오다 올해 들어서면서 인식차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특히 2분기 들어 수출 호조세가 커지고 경기 회복 조짐이 보이면서부터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이기 시작했다.


기재부는 여전히 성장잠재력과 소비력 보완 등 재정 확장을 바탕으로 한 경기 회복을 강조했지만 한국은행은 가계부채 급증과 물가 인상 등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부작용을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기재부가 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준비하던 지난 5월 한국은행은 연내 금리 인상을 사실상 못 박았다. 재정당국이 대규모 예산 투입을 예고한 상황에 금융당국에서는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자 시장에서는 정책 엇박자 우려가 쏟아졌다.


정치권 비판도 이어졌다. 지난달 2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는 기재부와 한국은행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는 이유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은 “기재부는 돈을 풀어 액셀러레이터를 밟고 있고 한국은행은 금리를 올려 브레이크를 밟는다”며 “거시 경제 정책 내 엇박자가 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기재부의 재난지원금 지급 정책과 한은의 기준 금리 인상이 상충하는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후 논란이 계속되자 두 기관 수장들이 이번 회동을 통해 수습에 나섰지만 결과적으로 각자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정책 엇박자 우려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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