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캠프' 신규 합류 인사들과 회의
"배우만 하겠다…여러분이 해달라
이제 두 다리 뻗고 잘 수 있냐" 웃음
범야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캠프' 신규 합류 인사들과 회의를 하는 자리에서 "이제부터는 배우(俳優)만 하겠다"고 선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으로는 지금까지 해왔던 대권행보와는 다른 방식으로 하겠다는 방향 전환을 시사하는 발언이라 주목된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석열 전 총장은 전날 '국민캠프'에 새로이 합류할 인사들과 모여 상견례 형식의 전체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발표된 '국민캠프' 신규 합류 인사들이 모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윤석열 전 총장은 "나는 이제 앞으로 배우만 하겠다"며 "여러분이 알아서 잘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윤 전 총장은 회의 참석자 한 명 한 명의 면면을 둘러보며 "이제부터는 두 다리 뻗고 잘 수 있는 것이냐"고 만족감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총장의 "배우만 하겠다"는 발언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앞선 지적과 연결지어봐야 해석이 가능하다.
앞서 김종인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을 가리켜 "대선 후보는 '배우' 역할만 해야지, 지금처럼 자신이 '감독'과 '배우' 역할을 다하려고 해서는 안되고 그렇게 되지도 않는다"고 쓴소리를 했다. "지금 윤석열 캠프에는 감독 역할을 하는 사람이 딱히 보이지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김종인 "대선 후보가 감독과 배우를
다하려 해서는 안돼" 지적 수용한듯
스스로 변신 시사한 점에서 의미 커
대권행보 변곡점…지지율 회복 기대
따라서 윤석열 전 총장이 "이제부터는 배우만 하겠다"고 한 것은 이같은 김종인 전 위원장의 지적을 수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책 뿐만 아니라 정무·기획·공보 등 많은 역할들을 내려놓고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분산해 의견을 적극 수용·수렴하겠다는 의미다.
윤 전 총장 스스로 자신의 최근 대권행보의 문제점을 돌아보고 변신을 시사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작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구상이 현실화될 경우, 윤 전 총장의 지지율 하락을 불러왔던 정무 판단과 '실언 논란' 등 공보·메시지 관리의 문제점 등에 있어서 변곡점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차기 대권 지지율 회복의 계기로 작용할지 관심이 집중되는 대목이다.
'국민캠프' 공식 명칭 명명과 신규 인사 합류를 계기로 캠프 내의 알력 등 혼선도 정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석열 전 총장이 김종인 전 위원장의 '배우만 하라'는 조언을 수용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향후 대권행보에는 김 전 위원장의 입김이 강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국민캠프'에 새로 합류한 인사들 중에서도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 체제에서 중요한 직책을 맡았던 인물들이 적지 않았다. 이들 중 한 명은 윤 전 총장으로부터 직접 캠프 합류 요청을 받기에 앞서 김종인 전 위원장으로부터 "캠프에 가서 윤석열 전 총장을 도와달라"는 연락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