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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DC시대 본격화②] 디지털화폐 경쟁, 美·中이어 유럽도


입력 2021.08.03 07:00 수정 2021.07.30 17:43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중국, 2022년 시범 활용 목표

미국, MIT와 9월 연구보고서

개발 도상국 '금융포용성' 제고

'중국 국제 소비재 박람회(CICPE)'에서 한 관람객이 디지털 위안화(e-CNY) 결제를 시도하고 있다. ⓒ(하이커우·신화=뉴시스)

글로벌 각국의 중앙은행은 디지털 환경에 선제 대응하고자 CBDC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주요국 중앙은행 중 86%가 관련 연구 및 시험을 진행중이고, 60%는 실험이나 개념 증명 등을 하고 있다. 14%는 화폐를 개발하거나 시범 사용에까지 이르렀다. 중앙은행들은 다양한 이유로 디지털 화폐에 관심을 쏟고 있다. 주로 선진국의 경우 통화 패권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개발도상국은 금융접근성을 향상 등을 위해 연구 및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중국 4대 국유은행의 디지털 위안화 (왼쪽부터 중국공상은행, 중국농업은행, 중국건설은행, 중국은행) ⓒ KDB 산업은행 미래전략연구소
◆ 中 위안화 국제화 vs 美 달러 패권 방어

주요국 중에서 CBDC 개발에 가장 앞서 있는 나라는 중국이다. 중국은 오는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디지털위안화를 시범적으로 도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 선전시에서 5만명에게 200위안(약 3만4000원)의 디지털 위안화를 시범적으로 지급했다. 이후 쑤저우, 청두, 베이징, 상하이 등 11개 지역에서 시범 사용중이다.


이같은 중국의 행보는 위안화 국제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편으로는 예산 집행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이려는 목적으로도 읽혀진다. 디지털 위안화를 통해 재정 정책의 부정부패 등을 방지하는 등 금융시장을 통제 효과를 염두에 둔 것이다. 결제환경 개선이라는 부수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영국, 스웨덴, 노르웨이, 호주, 일본 등도 CBDC 관련 연구를 진행중이다. 대부분의 선진국은 연구 차원이지만 스웨덴은 지급결제 시장 안정화를 위해 CBDC 발행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현금사용 비중이 급감하고 있는 스웨덴은 민간사업자의 결제 시장 독점을 방지하고자 ‘e크로나’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올해 여론 수렴을 통해 발행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반면 미국은 디지털 위안화와 민간 암호화폐 등이 달러의 패권을 위협하자 최근에서야 CBDC 도입 논의를 시작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오는 9월 초 CBDC 연구보고서를 발행할 예정”이라며 “CBDC가 생기면 암호화폐는 더이상 필요 없어질 것”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현재 메사추세츠공과대학과(MIT)와 공동 연구중이다. 이어 유럽중앙은행(ECB)도 디지털 유로화 발행 가능성에 대한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ECB는 디지털 유로화 설계를 위한 2년간의 조사작업에 먼저 착수할 계획이다.


글로벌 각국의 CBDC 도입 현황 그래프 ⓒ BIS 보고서 발췌
◆바하마 최초 상용...한국 하반기 시동

저개발 국가들은 ‘금융 포용성’ 제고를 위해서 CBDC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카리브해의 섬나라 바하마는 지난해 10월 세계 최초로 소매용 CBDC인 ‘샌드 달러’를 발행했다. 샌드달러는 미국 달러(USD) 기반의 바하미안 달러(BSD)와 동일한 가치를 가진다.


금융산업이 발달하지 못한 캄보디아도 금융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해 ‘바콩’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캄보디아는 전체 인구 중 은행 계좌 보유 비율이 20%대에 불과하지만, 모바일 기기 보급률은 90%이상으로 높다. 이를 기반으로 2019년부터 시범 테스트를 진행해왔다.


또한 싱가포르통화청은(MAS) 2016년 ‘우빈’ 프로젝트를 수행했으며 지난해 7월 시제품 개발을 완료했다. 우빈을 통해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저비용·고효율의 결제시스템을 구축하고 도매용 CBDC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외 인도, 파키스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CBDC 도입을 공식화했다.


한국은행도 이달부터 그라운드X와 함께 CBDC 모의실험에 착수한다. 관련 플랫폼을 조성한 뒤 디지털화폐 확장 기능 등을 기술적으로 검증한다. 중국이나 일부 국가들보다 CBDC 논의가 다소 늦었다는 지적도 있으나, 국내 지급결제 환경은 CBDC 도입이 시급한 상황은 아니다.


김보영 자본시장연구원은 “글로벌 중앙은행들은 그동안 거액결제용 CBDC를 중심으로 연구 및 테스를 시행했으나 코로나19 팬데믹과 과도한 민간 가상화폐 열풍으로 소액결제용 연구를 강화하고 있다”며 “향후 지급수단의 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CBDC 도입 시기가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CBDC시대 본격화③]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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