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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행사 보이콧 논란'…윤석열측·이준석, 깊어진 감정의 골


입력 2021.08.08 00:00 수정 2021.08.07 22:40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尹캠프 "보이콧 요구 한 적 없다"지만

친윤 중진이 타 대권주자에 불참 권유

돌고래·멸치 발언으로도 감정 상해

李 "尹캠프, 비단주머니 필요 없는듯"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이 지난 2일 국회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 및 최고위원들을 예방해 이 대표와 함께 회의장 배경막에 있는 '로딩중' 그래프에 배터리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국민의힘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이준석 대표 사이의 감정의 골이 깊어진 양상이다. 윤 전 총장 측이 당 지도부가 정한 대권주자 공동 일정 보이콧을 종용했다는 보도를 놓고 "그런 적이 없다"고 하자, 이 대표는 "이쯤에서 불문에 부치겠다"고 했지만 피차 간에 감정이 상한 모양새다.


윤석열 전 총장 대변인실은 7일 기자들을 상대로 한 공지문에서 "국민의힘 대선 경선 일정과 관련해 타 캠프에 어떤 보이콧 동참 요구를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지도부가 정한 대권주자들의 지난 4일의 동자동 쪽방촌 공동 봉사활동에 이어 5일 전체회의에 잇달아 불참했다. 이와 관련, TV조선이 윤 전 총장 측의 핵심 인사가 다른 후보에게까지 봉사활동 보이콧을 요구했다고 보도하고, 이준석 대표가 "갈수록 태산"이라고 반응하자 부인으로 맞선 것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다른 대권주자에게 봉사활동 일정 동반 불참을 권유한 인사는 윤석열 전 총장의 캠프에서 보직을 맡고 있지는 않으나,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진 국민의힘 중진의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이준석 대표는 "봉사활동 불참을 종용받은 캠프는 있는데 연락을 한 캠프는 없는 상황"이라며 "캠프 내부가 제대로 사실 확인을 잘하고 입장을 낸 것인지 확인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당 공식 기구인 경선준비위원회의 일정을 보이콧 하라고 사주했다는 것은 심각한 일"이라면서도 "캠프가 초기에 이런저런 전달체계 상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이해하고 캠프가 추가 반박이 없으면 이쯤에서 불문에 부치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가 더 이상의 확전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봉사활동 보이콧 종용 논란'은 가라앉을 전망이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윤 전 총장 측과 이 대표 사이의 감정의 골이 깊어진 것으로 보여 우려하는 목소리가 당내에 적지 않다.


앞서 5선 중진 정진석 의원은 당 지도부가 대권주자들을 한 곳에 모아놓는 행사를 잇달아 기획하는 것과 관련 "국민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 군소 후보들에게 언론에 노출될 기회를 주고 결속을 다지겠다는 당 지도부의 충정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면서도 "멸치·고등어·돌고래는 생장 조건이 다르다. 자기가 잘 클 수 있는 곳에서 영양분을 섭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 후보 가운데는 이미 돌고래로 몸집을 키운 분들이 있다"며 "체급이 다른 후보들을 한데 모아서 식상한 그림을 만들어야 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유력 대권주자의 입장에서 보면 이러한 행사는 자신의 위상이 'n분의 1'로 내려앉는 꼴이라 내키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보면 이해 못할 주장은 아니지만, 이를 놓고서도 논란이 이어질 조짐이다.


이준석 대표는 MBC라디오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삼국지에 (비단주머니) 세 개가 나오니까 얘기한 것인데 사실 세 개가 아니라 열 개도 줄 수 있다"면서도 "지금 보니까 딱히 (윤석열 전 총장의) 캠프에서 필요로 하는 것 같지도 않다"고 말했다.


나아가 "후보들이 뛸 공간을 마련해주려는 것인데 돌고래는 마음대로 뛰어놀고 싶다고 한다"며 "돌고래는 관리받기 싫어한다"고 빗댔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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