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4시 한국을 도왔던 아프가니스탄 협력자와 그 가족 391명 중 378명이 탈레반의 위협에서 벗어나 한국군 수송기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상당수가 어린이와 영유아를 동반한 가족으로 특히 10세 이하 아동이 절반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입국 수속을 마치고 나온 아이들의 손에 쥐어진 인형들이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됐다. 이 하얀 토끼, 분홍색 곰 등 이 인형들은 법무부 직원들이 아이들을 위해 준비한 선물로 알려졌다.
다음날인 27일 오늘,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 인형들과 관련된 한 게시물이 확산되면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해당 게시물에는 온라인 커뮤니티 '인스티즈'의 한 회원이 '근데 아프간 아이들 인형 준 거 있잖아, 세금으로 준 건가?'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리며 "몰랑이나 케어베어처럼 2만 원이 넘는 그런 브랜드 인형들만 줬던데 왜 이렇게 비싼 인형을 줬을까?"라고 적은 내용이 담겼다.
이에 다른 회원은 "세금이지, 그런데 다이소 인형을 줄 순 없잖아 싼 것도 아닌데"라고 댓글을 달았다. 그러자 작성자는 "인형 하나당 이만 원이면 엄청나게 비싼 건가, 살 엄두도 안 나는데"라고 반박했다. 또 다른 회원들도 "그게 그렇게 아깝니" "와 이런 걸 따지는 사람도 있구나" "그거 비싸서 살 엄두도 못낼 정도면, 세금 많이 내지도 않을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후 해당 게시물이 확산하면서 누리꾼들의 반응은 갈리기 시작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인형 주는 건 좀 오지랖 같다" "적당히 하지" "솔직히 감성팔이" "우리나라 애들부터 챙겨라" "가족은 등한시 하고 남한테만 잘하는 아빠 보는 느낌" "저 사람들이 세금값을 할까" 등 아프간 아이들에게 돌아간 인형을 두고 탐탁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다수의 누리꾼들은 "저런 곳에 쓰는 세금은 안 아깝다" "저런 걸로 세금타령하다니 추하다" "세금 아깝다는 사람 치고 많이 내는 사람 못봤음" "우리나라가 베풀 수 있는 상황이 자랑스러워야 되는 거 아닌가" "아이들에게 준 선물까지 지적하는 건 너무하다" 등 의견을 내며 법무부의 세심한 배려를 칭찬하고 나섰다.
자신의 글이 논란을 일으키자 작성자는 "부정적인 의도로 적은 건 아니다. 세금 쓰여서 아깝다는 게 아니라 2만 원이나 하는 인형을 일일이 선택해서 줬다는 게 신기하다는 뜻이었다"라며 해명했다.
한편 외교부 등에 따르면 입국한 아프간인 대부분은 현지 한국 대사관과 코이카(KOICA) 사무소, 그리고 2011~14년 우리 정부가 운영한 아프간 지방재건팀(RPT) 및 현지 한국병원·직업훈련원에서 함께 일했거나 관련 업무를 도왔던 직원과 그 가족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날 오전 8시 31분 임시 격리 시설인 경기 김포시 한 호텔에서 버스를 타고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으로 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