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사건 피해자인 김지은 씨의 신체감정을 의뢰하기로 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2부(오덕식 부장판사)는 17일 김씨가 안 전 지사와 충청남도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2번째 변론기일에서 이같이 결정했다.
이는 앞서 김씨 측이 낸 신청을 재판부가 받아들인 것으로, 성폭력과 2차 가해로 인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고 있다는 김씨의 주장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재판부는 이날 김씨 측에 "안 전 지사가 어떤 2차 가해를 했는지 행위·일시·방법 등을 특정해 달라"며 "신체 감정을 어떤 병원에서 받을지 특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앞서 안 전 지사의 수행비서였던 김씨는 2018년 3월 안 전 지사에게 위력에 의한 성폭행과 추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안 전 지사는 피감독자 간음·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강제추행 등 혐의로 기소돼 징역 3년 6개월을 확정 받았다.
이어 김씨는 지난해 7월 정신과적 영구장해 진단 등 성폭행 피해로 인한 손해와 수사·재판 과정에서 발생한 '2차 피해'로 인한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며 안 전 지사와 충청남도에 총 3억 원의 손해배상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하지만 안 전 지사 측은 지난 6월 열린 첫 공판기일에서 "합의된 관계였다"고 재차 주장하며 피해자에 대한 배상 책임을 부인했다. 아울러 김씨의 정신적 피해와 안 전 지사의 행위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으며 2차 가해가 있었다는 주장을 부인한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또 김씨가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로 실제 정신과 치료를 받은 사실이 있는지 확인하겠다며 건강보험공단의 기록에 대한 제출 명령을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