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첫 '性중립 화장실' 설치 찬반 논란 재점화


입력 2021.10.04 12:01 수정 2021.10.04 13:22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성공회대, 학생기구 "모두의 화장실 설치하라" vs 학교 측 "학내 구성원 반발 심하다"

성중립화장실.ⓒ데일리메일, 뉴시스

성별 구분 없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성공회대 '모두의 화장실'이 추진 막바지에 학내 반발 여론 등에 부딪히면서 찬반 논의가 재점화되고 있다. 학생단체는 학교 측의 결단을 촉구하면서 행동에 나섰다.


4일 성공회대 등에 따르면 성공회대 학생기구인 중앙운영위원회는 지난 5월 성공회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운영 계획을 심의하면서 모두의 화장실 설치를 만장일치로 찬성했다.


비대위는 심의 결과를 토대로 학교 측에 여름 중 학교 건물 한곳에 모두의 화장실을 설치하자는 의견을 전달했으나, 학교 측이 예산 집행에 나서지 않으면서 당초 계획이 무산됐다.


이후 비대위는 지난달 두 차례 인권개선협의회를 개최하고 학교 측에 행동을 촉구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학내 구성원 반발이 심해 섣불리 비대위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모두의 화장실은 성별뿐 아니라 나이, 장애 유무, 성적 지향, 성 정체성과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다. 일반 화장실에 장애인을 위한 보조 시설이나 기저귀를 갈 수 있는 공간 등을 더했다.


성공회대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5∼6월 비대위가 학내 구성원 502명을 대상으로 모두의 화장실 찬반 설문조사를 한 결과 긍정 답변은 217명으로, 부정적인 답변 266명보다 적게 나타났다.


성공회대 관계자는 "이후 설치를 반대하는 학생 358명의 연서명이 학교본부에 도착하기도 했다"면서 "이처럼 학내 구성원의 반대 여론이 거센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정책을 시행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비대위 측은 화장실 이용이 기본권 문제라며 '다수결' 요구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훈 비대위원장은 "학교가 소수자들의 기본권을 지키는 데 반대하는 입장이 아니라면 학생들에게 '합의를 만들어오라'고 요구할 것이 아니라 학생들과 함께 합의를 끌어낼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대위는 학교 측이 행동에 나설 때까지 대자보·현수막 게시와 학교본부 앞 1인시위 등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성공회대에서는 2017년에도 총학생회 주도로 모두의 화장실 설치를 시도했으나 무산됐다.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김하나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